'쉬운 수능' 예고에.. 입학사정관제 과열

2011. 8. 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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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정모(19)양은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 3곳에 지원했다. 사학과를 희망하는 정양은 '스펙'을 쌓기 위해 역사탐방 프로그램을 짜서 중국도 다녀왔다. 정양은 3일 "한국사능력시험, 한국어능력시험 등 전공에 필요한 자격시험은 다 봤다"며 "입학사정관 전형은 스펙을 보지 않는다지만 다들 지원하는 과에 맞는 맞춤형 스펙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입학사정관제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교사들은 추천서를 쓰느라 몸살을 앓는다. 학생들은 전형에 필요한 서류, 포트폴리오 준비에 허덕이고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 지원자마다 평균 4∼5곳, 많게는 10여곳씩 지원하면서 교사들은 추천서를 쓰느라 정신이 없다. 은광여고 조효완 교사(전국진학지도교사협의회장)는 "수능이 쉬우면 수시가 대세라고 판단한 학생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에 몰려 지난해보다 지원자가 30% 정도 늘었다"며 "교사마다 30여장씩 추천서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이 표절검색시스템을 도입해 유사한 추천서를 걸러낸다고 밝혀 교사들은 '독창적인' 추천서를 만드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학생이 직접 교사추천서를 쓰는 촌극도 벌어진다.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가 교사인 것처럼 쓰려니 어색하고 힘들다"는 등의 의견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서울 한 고교의 이모 교사는 "학생이 초안을 만들어 오면 담임교사가 확인한 뒤 제출한다"며 "현실적으로 교사가 혼자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대학은 잠재력을 본다지만 학생은 스펙을 쌓느라 허덕였다. 사회복지학과에 지원한 김모(18)군은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1곳만 지원했는데도 서류 준비에 한 달이 걸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쉬운 수능이 예고된 데다 수시모집에서 미충원 인원을 추가모집하면서 입학사정관 전형 지원자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3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건국대 서강대 연세대 등의 일부 전형은 경쟁률이 50대 1을 넘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자기소개서 등 요구 서류가 많아 지원율이 높지 않던 예년과는 다른 현상"이라며 "올해부터는 수시 충원합격까지 가능해지면서 학생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을 전공적합성을 찾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기회 확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성수 정부경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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