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자원봉사자 "우리는 일하고, 주민들은 바캉스"

디지털뉴스팀 박용하 기자 2011. 8. 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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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와 우면산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서울 방배동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벌인 한 네티즌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봉사자들은 땀흘리며 일하는데 정작 피해자인 원주민들은 현장에서 보기 힘들었다'는 주장이다. 자원봉사단체 관계자는 "비슷한 불평이 더 있었다"면서 "아마 재난을 당한 주민들이 놀라서 피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2일 국내 한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방배동 수해지역 자원봉사 후기'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네티즌은 "회사에서 자원봉사 단체를 결성해 30일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방배동 수해 지역 자원봉사를 했다"며 "우리가 배정받은 곳은 방배 모 아파트로 육군 1개 중대와 은행·건설사 등에서 온 약 200명 정도가 단지내 토사를 제거하는 일을 했다"고 밝혔다.

이 네티즌은 "다수의 자원봉사 경험이 있지만 어이없던 점이 있었다"며 "일부겠지만 외부인이 자기네 아파트 청소하는데 (원주민들은) 10세대 이상 아이스박스 등 큰 짐을 챙기고 휴가를 떠났다. 휴가 갔다오면 누군가 깨끗히 치워 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한 건가"라고 적었다.

네티즌은 또 "원주민들께 '수고하신다'는 말은 한번도 못 들었다"며 "그런 말 듣자고 하는건 아니었지만 원주민분들은 보이지 않고 경비 아저씨 몇 분만 계셨다. 원주민 없이 순수 자원봉사 단체로만 피해지역 청소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하는 일이) 방배 주민들 토요일 휴가 갈 수 있도록, 애들 학원 갈수 있도록, 아주머니들 쇼핑갈 수 있도록 깨끗히 치우는게 목적이냐"고 반문했다.

이 글은 게재된 뒤 다른 인터넷 사이트와 SNS 등을 통해 전파되며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자원봉사자가 주민들의 봉은 아니지 않은가" "씁쓸한 소식"이란 반응을 보였다.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한 서초구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봉사자 중 몇몇 분들이 (이번에 올라온 글과)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면서 "하지만 딱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동네 새마을 부녀회나 자원봉사캠프 분들은 나와서 수해복구 작업에 동참해주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지역 주민들이 많이 나와서 도와주시면 좋겠지만 재해재난을 당한 주민들은 대부분 놀라거나 두려워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에 바로 도와줄 생각은 하지 못한다. 당분간 다른 곳으로 피하려 하시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해당 커뮤니티에 올라온 네티즌의 글 전문

주관적일수도 있으나 사실만을 서술함. 회사에서 자원봉사 단체를 결성해 7월 30이(토)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방배 수해 지역 자원봉사 함. 우리가 배정받은 곳은 방배..XX아파트. 육군 1개중대와..XX은행..XX건설 등.. 약 200명 정도가..XX아파트 단지내의 토사를 제거하는 일을 했음.. 다수 자원 봉사 경험이 있지만.. 어이없던 것은..

1. 오전에 휴가를 떠나심..ㄷㄷㄷㄷㄷㄷ

일부이겠지만..외부인이 자기네 아파트 청소하는데.. 10세대 이상 아이스박스 등.. 큰짐을 챙기고 휴가를 떠나심. 휴가 갔다오면.. 누군가 깨끗히 치워 놓았겠지..ㄷㄷㄷㄷㄷㄷ

2. 원주민한테.. "수고하신다"는 말 한번도 못 들음.

그러말 듣자고 하는건 아니었지만...아예..부녀회부터..원주민은 보이지도 않음. 경비아저씨 몇분만.. 뒷짐지고...노가다 씹장 노릇을 하고 계심.

이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원주민 없이 순수 자원봉사 단체로만.. 원주민 피해지역 청소하는 경우는 처음 임...ㄷㄷㄷㄷㄷ 방배..주민들.. 토요일 휴가 갈수 있도록.. 애들 학원 갈수 있도록.. 아주머니들 쇼핑갈수 있도록.. 깨끗히 치우는게 목적 이었음...ㄷㄷㄷㄷ.. 방배동..XX 아파트 주민들..!!!! 나도 토요일 가족과 놀고 싶었음.. 복 못받을 거임...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디지털뉴스팀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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