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집중된 서울 강남 사상초유 '도시 마비'사태

입력 2011. 7. 27. 15:53 수정 2011. 7. 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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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7일 내린 기습폭우로 서울 강남지역과 도심 일부는 통제불능 상태에 빠졌다. 자연재해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강남 일대가 물바다로 변하면서 도시 기능은 사실상 마비됐다.

주요 간선도로와 저지대 주택가는 물바다로 변했고 일부 지하철역이 침수되면서 지하철 운행이 중단.지연되는 등 출근길 교통대란도 일어났다. 시내 곳곳에서는 산사태로 인명 피해는 물론, 정전과 침수가 잇따랐다.

◆강남 일대 정전.침수 잇따라 이날 엄청난 양의 비를 품은 먹구름은 관악구와 서초구, 강남구 등에 집중됐다.

강남역 일대 삼성 사옥 인근 지역은 하수가 역류하면서 물이 무릎까지 들어차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이날 오전 교대역과 강남역 사이의 도로에서도 1.5~2m가량 높이로 차오른 흙탕물이 계곡처럼 흐르기도 하는 등 일대가 거대한 물바다로 변했다. 물살 한복판에서 차량이 떠내려가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도 일어났다.

삼성동 코엑스 앞 대로에서도 일부 승용차들이 시동이 꺼지며 멈춰섰고 견인차가 출동하기도 했다. 승용차보다 바닥이 높은 버스에도 물이 들어와 버스 안이 흥건한 경우도 많았다.

주요 지하철역도 물난리를 겪었다. 이날 오전 선릉역이 침수되면서 선릉과 수서 사이 분당선 전동열차 운행이 중단됐고 오전 한 때 1호선 오류동역과 주안역 사이 선로도 침수됐다. 지하철 2.4호선이 통과하는 사당역에는 사당사거리에서 들어찬 물의 유입을 막기 위해 모든 출입구에 차단막이가 설치되면서 한 때 출입이 통제됐다.

강남에서는 오전 중 정전 사태까지 겹쳤다. 서초구 서초동과 방배동, 강남구 일원동과 대치동 일대 1만여 이상 가구가 수전설비 침수 등으로 정전됐고, 서울중앙지검 청사도 한때 불이 꺼졌다.

특히 EBS의 서초구 우면동 사옥 일부는 이날 오전 집중 호우로 건물동 일부가 침수돼 방송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우면산 산사태로 사옥에 토사가 유입되면서 직원 수십명이 흙을 퍼내기도 했고 물이 기계실로 차고 들어와 예비전력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송출했다.

우면산 자락에 위치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과 국립국악원 일대가 침수되면서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기도 했다.

◆서초.강남.관악구에 폭우 집중 쏟아져 유독 강남지역 피해가 극심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 일대에 폭우가 집중적으로 쏟아졌기 때문이다. 기상청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9시에 관악구 202㎜, 서초구 161㎜, 강남구 142㎜의 물폭탄이 투하됐다. 반면 같은 시간대 노원구에서는 17㎜의 비가 내렸다. 관악구에서 노원구보다 12배나 많은 비가 내렸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강남 지역이 지대가 낮고 인근에 하천이 많은 데다 강북보다 산림지역이 적은 점에 그 원인을 찾고 있다.

물론 강북에서도 비 피해는 있었다. 지난해 추석에도 기습폭우로 물바다가 됐던 광화문 일대다. 지난해 물난리 직후 서울시가 하수관 확충 공사에 들어갔지만 공사가 미처 끝나지 않아 일부 지역에서 다시 피해가 발생했다.

동화면세점 앞 도로는 흙탕물이 발목 높이 넘게 고였고 광화문에서 시청 방향으로 가는 도로는 한 때 물에 잠겨 5개 차로 가운데 2개 차선만 뚫려 교통체증을 빚었다. 지난해 완전히 물에 잠겼던 광화문광장 일대는 이날 물이 거의 차지 않았지만 광화문역 인근 상가 사잇길에서 하수구가 역류해 일부 상가에 물이 들어찼다.

광화문 인근 직장인 이모씨(30)는 "외국인들도 자주 방문하는 관광명소인데 이래서야 되겠냐"며 "하수관 공사를 빨리 끝내든지 폭우에 대한 대비책을 확실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각 속출.곳곳 도로통제도 이번 폭우로 많은 직장인들도 출근 시간 발이 묶이면서 지각하거나 아예 집에 갇혀 출근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속출했다. 대중교통 대신 차량을 선택한 시민들은 차도 곳곳에 들어찬 물로 거북이 서행을 해야 했다. 특히 폭우로 일감을 잃은 일용직 근로자들은 아예 출근을 안 하면서 이날 아침 서울시내 지하철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진입이 통제되는 도로도 늘어났다. 이날 오후 현재 동부간선도로 양방향 모든 구간을 비롯해 노량진 수산시장 앞 노들길과 남부순환로(우면삼거리~예전로타리, 사당로타리), 헌릉로, 양재대로, 창동길(창동 주공4단지~녹천역), 내부순환로 마장~성수 양방향 등이 도로 침수 등으로 통제됐다.

특히 팔당댐 방류량이 초당 1만5000t으로 늘면서 올림픽대로 여의상류IC~하류IC 양방향과 올림픽대로.강변북로 한강철교 하부 구간은 오전부터 차량 진입이 허용되지 않았다. 잠수교도 보행자와 차량 모두 통제됐으며 한강시민공원과 청계천 출입도 폐쇄됐다.

심지어 서울지역 도로에서는 수백개의 신호등이 꺼지기도 해 교통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날 오전 한 때 서울 전역에서 150여 개 신호등이 침수로 인한 누전과 낙뢰로 인한 제어기 고장 등으로 꺼졌다. 이로써 방배역사거리와 봉천사거리, 서울서부지법 인근 등에서 교통 혼란이 극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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