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희망 버스' 계좌 털었다

입력 2011. 6. 30. 09:40 수정 2011. 6. 3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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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비참가자도 무차별 출석요구서

기획단 "내달 9일 희망버스 출발"

지난 11~12일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파업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희망버스'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을 처벌하기 위해 경찰이 참가비 입금 계좌까지 추적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더욱이 경찰은 이 과정에서 참가비만 입금하고 개인사정으로 실제 행사에는 참가하지 않은 사람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인천에 사는 회사원 김아무개씨는 지난 23일 부산 서부경찰서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안에서 열린 희망버스 행사와 관련해 집시법 위반 혐의의 피내사자로 문의할 것이 있으니 출석해달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김씨는 "행사 참가를 위해 3만원을 계좌이체했지만, 어머니가 입원하는 바람에 행사 당일 병원에서 간호하느라 부산에 내려가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는 "출석요구서를 받고 놀라 경찰에 전화해 따졌더니 경찰이 '진보신당 당원이 아니냐, 참가비를 입금하지 않았느냐'고 말하며 경찰서에 나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남 여수에 사는 김아무개씨도 희망버스 행사에 참가비만 내고 부산에는 가지 않았는데도 부산 서부서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나는 2004년 한 대기업에서 파업을 하다 해고된 노동자인데, 경찰이 그 부분을 고려해 표적수사를 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희망버스 행사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부산 영도경찰서 관계자는 "검찰이 희망버스 회계담당자 계좌 열람을 법원에 청구해 영장이 발부됐고, 계좌 열람을 통해 두 김씨의 신원을 확인했다"며 "현장에서 찍은 채증사진을 운전면허증 사진과 대조해 본인 여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은 김씨가 진보신당 당원임을 알아낸 것에 대해 "당 게시판 등을 뒤져 김씨가 쓴 글을 찾아냈으며 합법적으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11~12일 1차 방문에 이어 2차 '영도행'을 준비 중인 '희망버스' 기획단은 2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업과 정부가 힘을 앞세워 항복문서에 사인을 강요한 한진중공업 노사합의는 원천무효"라며 "다음달 9일 전국에서 모두 185대의 희망버스가 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획단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가 철회되지 않았고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크레인에서 내려오지 않은 상황에서 희망버스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정리해고자가 한 사람도 남지 않도록 우리는 반드시 부산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10여명도 '소금꽃 찾아 천리길' 여정에 나선다. 소금꽃은 김 지도위원이 자신의 책에서 묘사한 '노동자 등 뒤에 번진 땀 얼룩 자국'을 가리킨다. 출발 날짜는 새달 1일이다. 이들은 경기도 평택 쌍용차 정문을 출발해 하루 40㎞ 안팎을 걸어 9일 부산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기획실장은 "도보 행진을 통해 일부에서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2차 희망버스의 길을 앞장서 닦겠다"고 했다.

출판사도 김 지도위원 지원에 나섰다. 2007년 김 지도위원의 책 <소금꽃나무>를 출간했던 후마니타스는 30일 '김진숙 응원용 특별 한정판' 5000부를 발행한다. 책 판매보다 김 지도위원 응원이 목적인 만큼 기존 1만원이던 책값을 5700원으로 대폭 낮췄다.

박현정 이문영 기자, 부산/김광수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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