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시장 1차 타깃.. 무한 쟁탈전 불보듯

2011. 6. 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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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 초읽기, 법률시장 지각변동] <중>"쓰나미가 온다" 로펌 업계 초긴장상위권 토종 로펌 송무분야에 집중할 가능성중소 로펌 입지 흔들… 생존위해 M&A 등 부심"과당경쟁 소송 봇물" "법률서비스 개선" 양론도

"1단계 개방 단계에선 자국법과 국제공법만 자문이 허용된다지만, 사실상 법률시장 문이 활짝 열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내 기업이 영국 로펌으로부터 국내 로펌과 같은 수준의 법률서비스를 받은 뒤 수임료 항목에는 '외국 진출에 대한 자문'으로 기재하면 법망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3단계 개방이란 안전장치도 큰 의미가 없다. 7월이 되면 영국 로펌이 쓰나미처럼 몰려 올 것이다."

국내 대형 로펌에 소속된 A변호사는 법률시장 개방이 몰고 올 국내 시장의 판도 변화를 이렇게 예측했다. 다른 법조계 인사들도 '쓰나미' 같은 자극적 표현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영국 로펌 진출이 법률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데엔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다.

우선 로펌의 양대 영역인 송무와 자문 가운데, 자문 시장을 둘러싼 경쟁의 격화가 불가피하다. 글로벌 경쟁력에서 영국 로펌에 밀리는 국내 대형 로펌들은 이미 일정 부분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한 상위권 로펌 변호사는 "얼마 전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회사, 사려는 회사 모두 한국 기업이었지만 외국 로펌이 입찰을 대리한 경우가 있었다"며 "개방 이후에는 더 많은 시장이 잠식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문 시장에서 쟁탈전이 벌어지면, 상위권 국내 로펌이 토종에게 유리한 송무 시장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제한된 송무 시장에서 싸우는 중소 로펌과 개인 변호사들이 무한 경쟁에 몰릴 수 있다. 개방의 파고가 도미노처럼 변호사 업계 전반에 들이닥칠 것이라는 얘기다.

영국 로펌과의 경쟁은 업계의 순위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크다. 현재 로펌 업계 상위 6위권에 포함되는 김앤장, 광장, 태평양, 세종, 율촌, 화우는 그나마 우수 해외 인력을 보충하는 등 '전면전'을 대비해 왔다. 하지만 나머지 중소형 로펌들은 말 그대로 시장개방에 속수무책인 상태다.

특히 송무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중소형 로펌은 자문 업무에 강한 영국 로펌이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가장 높게 얻을 수 있는 대상이다. 한국 로펌의 한 중견 변호사는 "이미 규모가 어중간한 국내 로펌 사이에서는 생존을 위한 합종ㆍ연횡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 로펌도 영국 로펌과의 합병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영국 로펌이 시장 개방과 함께 업계 10위권 안에 드는 독일 로펌을 선제적으로 인수ㆍ합병함으로써 1,2위권 독일 로펌과 경쟁에 뛰어든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상위권 로펌에 대한 인수합병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로펌 업계는 그야말로 격랑에 휩쓸릴 것이다.

물론 영국 로펌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 법률 시장 전체 규모를 키우는 등 여러 긍정적 효과도 있을 전망이다. 또 경쟁이 강조되면 자연히 법률 서비스의 질이 제고될 것이다. 한국 로펌이 유수의 영국 로펌과 경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국제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디엘에이 파이퍼의 나이젤 노울스 대표 변호사는 "한국 변호사들이 영국 로펌으로부터 전수받은 글로벌 노하우로 국제무대에서 더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다한 경쟁과 불필요한 소송이 남발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국내 로펌의 한 고위 인사는 "과거 해외 대기업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할 경우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데다 강제성 부분도 불확실해 포기하곤 했다"며 "하지만 영국 로펌이 국내에 들어오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쉽게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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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ㆍ홍콩=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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