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 '여성' 교양강좌 사라진다
수강인원 '뚝'…요즘엔 개인이슈만 몰두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5~6년 전만 해도 대학에서 인기가 높았던 여성 관련 강좌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도가 최근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서울대 기초교육원 등이 제공한 교양과목 수강인원 자료를 살펴보면 2000년대 초중반까지 인기가 높았던 여성 관련 강좌는 2000년대 후반부터 인기가 줄어 수강인원과 강좌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2004년 2학기 서울대 교양 강좌 명에 '여성'이 들어가는 과목은 9개, 수강인원은 573명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1학기에는 여성 관련 교양강좌가 4개 개설됐을 뿐이며 전체 수강인원은 91명에 그쳤다.
인기가 높아 2006년 1학기까지 2개 강좌를 운영하던 '한국문학과 여성'은 신청자가 줄어 1개 강좌로 축소했다가 이번 학기부터는 강좌 명을 '현대한국문학과 성'으로 바꿨다.
'종교와 여성'은 2004년 2학기만 해도 2개 강좌에 수강인원이 176명에 달했지만 2006년 1개 강좌로 축소됐고 이후 수강인원이 30명을 넘지 못하자 2008년 1학기에 폐지됐다.
'여성과 사회' 강좌도 2004년 2학기에는 70명이 수강했지만 2008년부터 수강인원이 한자릿수를 넘지 못하다가 지난해 폐강됐다.
서울대 기초교육원이 2005년 신설한 '여성과 리더십' 강좌는 초기에 수강정원이 마감되는 등 인기를 유지했지만 2008년부터 신청자가 줄어 지난 학기에는 신청인원 미달로 폐강됐고 이번 학기에도 달랑 9명만 수강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성과 문학'을 강의해 온 최윤영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는 "1980~1990년대에는 민주주의 등 거대담론이 학생사회를 지배하다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에 들어 환경운동이나 성소수자·여성운동 등 대안운동에 관심이 높아졌다"며 "2000년대 초중반 여성 관련 과목의 인기는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청년실업이 늘고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학생들이 여성 문제를 비롯한 사회 이슈에서 관심을 돌리고 개인 문제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커졌다"며 "그 결과 사회 이슈 참여는 줄고 심리상담이나 심신 단련 프로그램에 관한 관심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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