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中동포여성, 남편 수면제 먹인 뒤 둔기폭행 살해

윤정아기자 jayoon@munhwa.com 2011. 4. 2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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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구타·무시 못견뎌..

한국인 남편의 '조선족' 비하 발언과 상습적인 구타를 더 이상 참지 못해 남편을 때려 죽인 50대 중국 동포 여성이 경찰에 자수했다.

이 여성은 남편을 살해하기 위해 전날 저녁밥에 수면제를 타기까지 했지만 살인을 저지른 뒤 죄책감에 시달리다 27일 오전 범행을 자백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26일 오후 11시쯤 서울 강북구 수유1동의 한 다세대주택 2층 거실에서 수면 상태인 한국인 남편 이모(57)씨의 손을 빨랫줄을 이용해 뒤로 묶은 뒤 둔기로 수십차례 때려 결국 사망케 한 혐의(살인)로 중국 동포 김모(여·54)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김씨는 남편을 죽인 뒤 죄책감에 시달리다 집 근처인 수유파출소로 달려가 눈물로 죄를 고백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같은 직장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처음 만나 지난해 결혼했지만 한국어 발음이 좋지 않고 중국 동포라는 이유로 이씨가 김씨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모욕감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김씨는 남편을 살해하기로 결심, 지난 26일 오후 함께 먹는 저녁밥에 수면제를 타 남편이 정신을 잃도록 유도했다. 이씨가 저녁 식사 이후 거실에서 깊은 잠에 빠져들자 김씨는 미리 준비해 놓은 흰색 빨랫줄로 이씨의 손을 뒤로 묶은 뒤 60㎝ 길이의 둔기로 이씨의 머리 등 신체를 수십차례 때려 결국 사망케 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3년 전 한국으로 와 남편 이씨를 만났고 동거를 하다 지난해 혼인 신고를 했지만 부부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다"면서 "이씨는 재혼이라 슬하에 자녀가 있었으며 김씨 또한 중국에 가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김씨는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질렀지만 죄책감에 시달리다 결국 인근에 있는 수유파출소로 가 울면서 범행을 자백했다"며 "남편 이씨가 머리 등에서 피를 흘린 채 피로 흥건한 거실에 누워 사망해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살인에 공모자는 없을 것으로 보고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씨의 부검을 의뢰,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윤정아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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