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병원 못가" 10명 중 3~4명
서울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장모씨(59)는 최근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가 식도암 진단을 받았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지만 암 환자는 병원비 본인부담액이 5%에 불과하다는 말을 듣고 입원했다.
그러나 2주일 후 영수증에 적힌 병원비는 280만원에 이르렀다.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는 신약 항암주사가 한 대에 150만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장씨는 "가진 것이라곤 전셋집 보증금뿐인데 병원비가 얼마나 더 나올지 몰라 더 이상 치료를 받지 못하고 중간에 퇴원했다"고 털어놨다.
질병관리본부는 2010년 지역건강통계 분석 결과 최근 1년간 전국 시·도별 필요의료서비스 미치료율이 11.4~20%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몸이 아파 병·의원(치과 포함)에 가고 싶지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환자가 장씨의 경우처럼 10명 중 2명은 된다는 뜻이다.
특히 미치료 환자 가운데 경제적 이유 때문에 병을 키우고 있는 비율이 25.6~38%에 달했다. 미치료 환자 10명 중 3~4명은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치료 사유로 경제적 원인을 든 환자 비율은 전남이 38.0%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인천(36.0%), 경기(34.2%), 경남(34.0%), 대구(33.7%), 부산(32.2%), 서울(32.1%) 등의 순이었다. 30%를 밑도는 곳은 전북(28.7%), 광주(28.1%), 대전(27.8%), 울산(27.8%), 충북(25.6%) 등이었다.
병원에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가는 환자는 노인일수록 많았다. 서울의 경우 경제적 원인으로 인한 미치료율은 19~29세 18.7%, 30~39세는 19.2%에 그쳤지만 40~49세(33.4%), 50~59세(44.0%), 60~69세(62.4%), 70세 이상(72.0%) 등 나이가 많을수록 그 비율이 급증했다.
지역별 편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강동구(18.4%)와 강남구(24.1%), 서초구(27.8%) 등은 서울 평균치(32.1%)를 밑돌았지만 중구는 48.2%로 최고를 기록했고 중랑구(45.3%)와 종로구(40.7%) 등도 40%를 넘었다.
이진석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는 "정부는 건강보험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암에 걸리면 1억원은 병원비로 날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보험으로 보장받지 못하는 비급여 항목 등 환자들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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