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같은 노인 '폐지수거 경쟁' 목숨까지 앗아가

조제행 입력 2011. 3. 5. 21:03 수정 2011. 3. 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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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뉴스 >

< 앵커 >

폐지라도 주워 하루 몇천 원이라도 벌지 않으면 끼니조차 이어갈 수 없는 노인들이 있습니다.

폐지를 놓고 서로 다투다가 숨지는 사고까지 일어나고 말았는데, 그 가슴 아픈 현실을 조제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두 노인이 서로 폐지를 빼앗으며 실랑이를 벌입니다.

갑자기 한 노인이 다른 노인을 밀치고, 밀린 노인은 달려오던 대형 트럭에 부딪힙니다.

밀친 노인은 83살 이 모 할머니.

[이 할머니 : 내 것(폐지) 가져갔으니까 떼어 내려고. 항상 가져가 한 번만 아니고.]

혼자 살면서 폐지를 모아 판 돈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폐지를 가져가자 홧김에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이 할머니가 폐지를 모으는 서울 화곡동 유통상가 일대.

폐지 수거 노인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김예남(71세) : (안 위험하세요?) 조심해서 다녀요. (한 번은) 차가 지나가며 탁 치고 갔어요. 괜찮았어요.]

이 노인들은 하루에 보통 3~4시간씩 폐지를 모아 팝니다.

[김삼임(73세) : (얼마 받으셨어요?) 3,500원이요.]

[김창겸/고물상 사장 : 하루에 5~60명, 6~70명 정도 오세요. 이 동네에는 제가 봐도 한 200명은 넘을 거예요.]

폐지를 팔아 벌 수 있는 돈은 한 달에 20만 원선.

집세를 내면 남는 돈이 별로 없습니다.

[김삼임(73세) : 이따금 얼까 봐서 (보일러) 돌려요. 가스비 다 내려면 돈이 없으니까.]

일자리는 물론 자식으로부터 도움도 없고, 자식이 있기 때문에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없어 밥이라도 먹기 위해선 폐지라도 주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봉화/관악정책연구소장 : 정부나 구청에서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잖아요. 실태조사를 통해서 어느정도 규모의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지 파악 필요하것 같고요.]

혼자사는 노인 100만 명 시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은 폐지라도 줍기 위해 오늘도 길거리로 나서야 합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공진구, 영상편집 : 이재성)

조제행 jdon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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