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A군 "제발 소년원에 남게 해주세요"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 2011. 2. 2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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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60여명 검정고시 등 이유로 출원 미뤄

"아직 해야 할 공부가 남아 있으니 소년원에 남게 해주세요."

지난해 2월 소년원 출원을 앞둔 A(17)군은 자진해서 소년원에 더 머물게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소년원에서 고입 검정고시를 꾸준히 준비해왔고 이제 시험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으나, 형편상 집으로 돌아가면 시험 준비에 전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년원 측은 A군의 요청을 받아들여 시험 전까지 소년원에서 숙식하며 시험 준비를 할 수 있게 했고, 결국 시험에 합격한 A군은 현재 전자부품제조회사에 취업해 어엿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23일 법무부에 따르면 A군처럼 보호처분 기간이 끝나도 검정고시나 기능사 시험 등을 이유로 출원을 연기한 채 공부를 계속하는 학생들이 매년 수십 명에 달한다. 전국 10개 소년원에서 지난 2008년 총 69명이 출원을 연기한 것을 비롯해 2009년 65명, 2010년 70명의 학생들이 이런 이유로 출원을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원연기 이유는 대부분 학업을 계속하기 위한 검정고시 준비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70명의 출원 연기자들의 연기 사유는 ▲검정고시 준비 43명 ▲자격증 취득 23명 ▲기타 상급학교 진학 준비 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학생도 있었다. 지난 해 5월 출원 예정이었던 B(15)군은 소년원에서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어 같은 해 6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전국소년원학생 정보기술(IT) 경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자진 출원을 연기, 실제 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한 후 보호자와 함께 현장에서 집으로 돌아갔다.

소년원 측에서는 보호처분을 받았던 학생들이 시험 준비 등을 위해 출원을 연기할 경우 국비로 숙식 및 학습 지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출원을 연기한 학생들은 짧게는 1~2주, 최대 1~2개월 정도 소년원에 더 머무르며 자신들의 목표를 위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출원 연기 학생들은 대부분 가정으로 돌아가면 공부를 제대로 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한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소년원에 더 있겠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호자도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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