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공사비 뻥튀기..덤프트럭서만 7천억

2011. 2. 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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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단가 설계때 1.6배 올려잡아 건설사 부당이득

불법다단계 하청…노동자엔 금액 39%만 지급

경실련·건설노조, 정부 설계내역서 분석결과

4대강 사업 건설현장에서 운반공사 비용이 부풀려지고, 불법 다단계 하청으로 건설노동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통해 대형 건설사들과 중간 하청업체, 알선업자들이 7000억원 이상의 이득을 챙긴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설노조는 22일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실련이 입수한 4대강 사업 설계내역서의 일위대가(단위당 소요되는 자재비)를 분석한 결과, 설계단가 과정에서 덤프트럭 사용금액이 1.6배 부풀려 계산된 반면, 실제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책정액의 39%에 불과하다"며 "이를 통해 대형건설사들이 운반공사에서만 7116억원을 부당하게 챙겼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4대강 현장에서는 불법 재하도급, 불법 알선 등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노동자들은 과적, 과속 등의 위험에 노출된 가운데 제대로 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경실련이 내놓은 분석은 금강1공구 설계내역과 30개 공구에서 준설토를 운반하는 15t·24t 덤프트럭의 비용, 낙동강 9개 공구의 알선 계약현황 등을 토대로 이뤄졌다.

우선 덤프트럭과 관련해 경실련이 입수한 4대강 설계내역서의 일위대가에서 24t 덤프트럭의 정부단가는 하루 10시간 기준으로 86만6380원으로 나타났다. 개인사업자로 규정된 덤프트럭 노동자의 임금과 기름값, 장비 수리비용 등이 포함된 비용이다. 이와 관련해 경실련은 "건설사들은 24t 덤프트럭이 3.6㎞를 왕복하며 모래를 싣고 내리는 데 걸리는 시간을 26.64분으로 품셈(설계단계에서 비용을 산정하는 기준)을 해 설계단가를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실제 건설노조 덤프트럭 노동자들이 측정한 시간은 16.22분으로, 정부단가보다 훨씬 적게 걸린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즉 건설사들은 86만6380원보다 많은 138만6214원으로 설계단가를 책정하고, 여기에 건설사들 평균 82% 낙찰률을 반영하면 정부와 건설사가 맺은 하루(10시간) 계약단가는 평균 114만5706원이라는 게 경실련의 추정이다. 경실련이 확인한 30개 공구(전체 시설공사 비용의 58%)의 운반비용은 모두 6766억170만원이다.

이에 반해 경실련이 입수한 낙동강 9개 공구의 계약내역을 보면, 덤프트럭 노동자들이 실제 받은 금액은 하루 평균 45만원(계약액의 39%)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이를 토대로 전체 168개 공구를 추정하면 1조1665억원으로 계약된 전체 운반 비용 가운데 실제로 지급된 것은 4549억원이고, 그 차액인 7116억원이 건설사들의 주머니로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한편 건설노조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4대강 공사 현장의 불법 다단계 하도급 실태를 전했다. 건설노조는 "재하도급을 거치면서 낮은 비용으로 단시간에 공사를 강요하고 있으며, 실제 필요한 장비의 50% 이하로 공사가 진행중"이라며 "2월 초 금강 3공구에서 16중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등 과적과 과속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다"고 밝혔다. 신기철 건설노조 충남건설기계지부장은 "상황이 이런데도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감독기관의 단속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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