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학년 여대생도 "취집할래요"

2011. 2. 2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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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회사 선우에는 최근 '여대생들', 특히 86년생 이하 회원이 크게 늘어났다. 예전만 해도 '학생' 회원의 경우 대부분이 대학원생이었지만 최근에는 '대학생' 회원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의 여대생 회원은 1000여 명으로 전체 고객의 5%를 넘어섰다.

선우 관계자는 "예전에는 여대생 회원이라고 해도 졸업을 앞둔 4학년생들이 어머니 손에 이끌려 오는 경우가 있었을 뿐인데 요즘에는 3학년 이하 학생들이 직접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다른 결혼정보업체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대 결혼정보업체인 듀오의 경우 최근 여성회원이 급증해 여성회원과 남성회원의 비율이 6대4가 됐다.

듀오 관계자는 "24~26세 여성 신규 가입자는 2007년 175명에서 2008년 432명으로 147% 증가했고 특히 20~23세 저연령층 여성의 경우 2007년에는 1명밖에 없었는데 작년에는 무려 12명으로 급증했다"면서 "이는 불황기 조혼(早 婚)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정보업체들은 불황 때 여성회원들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취업이 어려워지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결혼정보업체 관계자는 "한국 사회 통념상 취업에 대한 압박감이 여성보다 남성이 더욱 크다"며 "여성의 경우 취업의 문이 좁아지면 결혼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이를 '취집(취직+시집)'이라고 부른다. 반면 남성들은 더욱 취업에 매달리거나 회사원일 경우에는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으로 결혼을 생각할 여유가 없어진다.

불황기에는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하는 여성회원의 연령대도 낮아지게 된다. 한 결혼정보업체 대표는 얼마 전 만난 한 고객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 어머니가 "딸이 나이가 너무 많아서 걱정"이라고 하기에 "몇 살이냐"고 물었더니 "27세"라고 대답했다. "왜 이렇게 결혼을 서두르느냐"고 하니 그 어머니는 "요즘은 나이가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닥스클럽 관계자는 "여대생들이 취업이 어렵고 경제적으로 힘들다 보니 결혼할 나이가 안 되었는데도 결혼을 통해 안정을 찾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해외 교포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선우에서 지난해 10월 로스앤젤레스, 뉴욕 지사에서 마련했던 해외 여대생 미팅 이벤트가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미국에 불어닥친 경제난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유학비용 증가로 결혼을 생각하는 유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해외 유학생 회원은 선우의 여대생 회원의 15%를 차지하게 됐다.

여성회원 증가로 결혼정보회사는 불황 속 호황을 맞고 있다. 선우의 경우 월평균 1700명 정도이던 신규 회원이 12월에는 2100명으로 늘어났고 이로 인해 회사의 매출도 30% 이상 증가했다.

[서유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A도 모바일로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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