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가출 10대 소녀들의 늪 '보도방' 충격 실태

김종원 2011. 2. 1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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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유흥업소에 여성 접대부를 공급해준다는 이른바 '보도방'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상당수가 10대의 가출 소녀들이라는 것입니다.

김종원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낮에도 출장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한 모텔.

방안 전화에 티켓다방 전화번호가 아예 단축키로 지정이 돼 있습니다.

[다방 업주 : 여기 00모텔인데요, 아가씨들 좀 있어요? ((숙소로)깨우러 갔어요. 7시까지는 돼요.)]

잠시 뒤 앳된 얼굴의 여성이 몸에 딱 붙는 옷을 입고 들어옵니다.

티켓을 끊으면 2차를 나갈 수 있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이 여성.

[보도방 아가씨 : (티켓은) 20만 원이에요. 여기 다방 전부다 20만 원이에요.]

나이를 물었습니다.

[보도방 아가씨 : 22살이요. (22살?)]

확인을 시켜주겠다며 꺼낸 주민등록증엔 전혀 다른 사람의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이거(주민등록증 사진) 너 아닌데?) 전데요! 살 쪘을 때잖아요! (10대 아니야?) 왜 자꾸 그걸 물어보는데요? 22살이라고 말 했잖아요!]

계속 되는 추궁에 버럭 화를 내더니 급기야 1층에서 대기하던 다방 매니저를 다급하게 부릅니다.

[보도방 매니저 : 안녕하세요! 무슨 일 있으세요?]

이 남성은 경찰을 불렀단 말에 황급하게 여성과 밖으로 나갔습니다.

[보도방 매니저 : 커피 값 안받아요!]

지난달까지 이 여성과 같은 가게에서 일했다는 18살 김 모양.

보도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가게 매니저의 아이까지 임신한 김 양은 업소로부터 나이를 숨기라고 배웠다고 털어놓습니다.

[김 모양(18살) : 20대 초반 불러달라면 우리가 가요. 화장하고 옷 짧게 입고, 나이는 절대 밝히지 않아요.]

가출소녀였던 김 양은 돈이 필요해 보도방에서 일을 했지만 구타와 성매매에 시달렸습니다.

가게 주인이 부풀려 놓은 빚때문에 그만 두지도 못하고, 도망치다가 잡히면 더 큰 보복을 당한다고 말합니다.

[김 모양(18살) : 도망가서 잡히면 다른 곳(지방)으로 팔려나가요. (제 친구는) 자살하려다 병원에 실려갔는데 (회복된 뒤) 걔도 팔려갔어요.]

우여곡절 끝에 보도방을 탈출한 김 양은 현재는 경기도의 한 쉼터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난 한해 이 쉼터를 거쳐간 가출 소녀들 가운데 70여 명이 보도방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었고, 심지어 3명은 임신까지 한 경우였습니다.

[유세미/경기도 00쉼터 사회복지사 : 장기적으로 가출하는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성매매나 보도나 그런 쪽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생활하려면 돈이 필요하니까.]

보도방에서 일을 하다 쉼터를 찾는 10대 청소년이 지난 1년간 전국적으로 2배나 급증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주용진, 영상편집 : 문상민)

김종원 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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