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아직 진행중.. 하루 1만마리이상 묻혀

2011. 2. 1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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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5일 대전 동구의 돼지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7일 부산에서 발생했다고 밝힌 지 8일 만이었다. 이 같은 발표만 보면 매일 같이 신규 발생지가 추가되던 지난해 12월과 지난달에 비해 구제역이 잠잠해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여전히 하루 20여곳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고 매일 1만 마리가 넘는 가축이 구제역으로 살처분 매몰되고 있다. 1차 백신 접종을 마친 후부터는 예방 차원에서 미리 죽이는 가축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일 그만큼의 가축이 새로 구제역에 걸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구제역이 도처에 상존한다는 전제하에 방역을 계속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6일 오전 기준 살처분 매몰 대상으로 추가된 가축 수는 1만3949마리다. 전날인 15일에도 1만2158마리가 늘어났다. 지난 12월과 1월, 하루에 5만 마리 이상 살처분될 때에 비하면 줄었지만, 예방 백신 접종이 이뤄졌고 가축 살처분 범위도 축소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제역 확산세가 '끝나간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차이는 왜 나오는 걸까.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가 주는 착시현상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발생 농가 수 대신 살처분 가축 수만 발표해 왔다. 처음 발생한 지역이더라도 구제역 위험지역(3㎞ 이내)으로 설정된 곳이나 발생 농가와 역학조사 결과 위험 관계가 있다고 나타난 지역 등의 경우는 통계에서 제외됐다. 의심신고가 들어온 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기 전에 미리 역학관계 등을 따져 예방적 살처분을 하는 경우 등이 있어 농가 수 집계에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전국 예방접종이 마무리된 이후부터는 구제역 발생 가축만 죽이다 보니 같은 농장에서 계속 중복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에 추가 발생하는 가축 중 3분의 2 정도는 같은 농가에서 다시 발생하는 것이고 나머지가 신규 발생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면서 "현재 우리가 집계한 통계로는 5900농가 정도 되는데, 상황이 정리되면 최종 집계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도 남부와 충남, 경남 지역 등에서는 아직도 구제역이 잡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구제역 사태로 전국이 구제역 바이러스에 상시 노출됐기 때문에 확산세가 쉽게 잡히긴 어려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때문에 전국적인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고 사회적 관심이 구제역 매몰지 환경재앙 등에 집중되면서 방역에 대한 경계심이 풀어져선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봉균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이제 우리나라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도처에 상존하게 된 만큼 개별 축산 농가가 얼마나 차단 방역을 잘 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날씨가 따뜻해지면 소독 효과들이 높아져 발생이 잠시 주춤해질 수 있지만 연말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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