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 광화문 현판 결국 교체키로
교체 석 달 만에 균열이 생겨 문제가 됐던 광화문 현판이 결국 또다시 바뀐다.
문화재청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24일까지 6주간 수차례 자체 감사를 한 결과 균열이 발견된 광화문 현판을 다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교체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교체될 때까지 현재 현판은 떼지 않고 그대로 둘 계획이다.
이번 감사는 목재 전문가와 문화재 전문가 등 7명으로 구성된 문화재청 자문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졌다.
현판 균열 원인에 대해서는 결이 휜 목재를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청은 "현판에 사용된 판재 9장 중 2~3장은 강도가 약한 심재(원목 중심 부분)며, 나뭇결이 곧지 않은 판재도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어 "목재가 자연스럽게 수축ㆍ팽창하기 어렵도록 알판(글자가 새겨진 판)을 모판(알판을 둘러싼 테두리)에 완전히 결합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또 공사를 무리하게 앞당겨 균열이 발생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공사감리보고서 공정표를 조사한 결과 당초 지난 7월 10~20일에 현판 설치가 예정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일축했다. 실제 현판 설치일은 지난 8월 8일이었다.
문화재청은 현판 균열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판 교체를 위한 현판제작위원회는 내년 1월 초 구성돼 운영될 예정이다.
재 제작에 사용될 목재는 국내산 원목으로 벌목 후 5년 이상 자연건조한 수령 100년 이상, 직경 80cm 이상인 것을 확보해 판재로 제재한 후 충분한 건조 과정을 거쳐 제작한다.
광화문 현판은 지난 8ㆍ15 광복절 경축식에 맞춰 광화문 복원과 동시에 경복궁을 중건할 때 내건 한문 글씨 그대로를 복각(復刻)해 제작됐다.
하지만 3개월 만에 현판 우측 '광(光)'자 앞쪽에 위아래로 균열이 생긴 것이 밝혀지면서 비난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지난달 3일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광화문 복원 공사 일정을 광복절 행사와 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무리하게 앞당기는 바람에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문화재청은 "균열은 현판 재료인 육송에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이며 급격한 기온 변화 탓일 수도 있다"며 "면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재건조를 충분히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광화문 현판은 균열 현상뿐만 아니라 재료 또한 애초에 공언한 금강송이 아니라 일반 소나무라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향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A도 모바일로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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