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왜'..초등 2년생의 시에 눈물젖은 대한민국의 아버지들

입력 2010. 10. 14. 19:16 수정 2010. 10. 1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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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뻐해주서서.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주어서.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MBC '일요일일요일밤에'의 한 프로그램인 '오늘을 즐겨라'에서 소개된 초등학교 2학년의 시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아이의 시가 마냥 웃기거나 당돌해서 만은 아니다.

'새벽 별 보기 운동' '저녁 달 보기 운동'을 거듭하며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한 2010년 대한민국의 아빠들.... 그래도 가족이라는 두 단어 속에서 '존재감'을 찾아보려고 했던 아빠들.... 아이의 해맑디, 해맑은 시 속에서 조차 '존재의 이유'를 잃어버린 우리시대 아버지들의 슬픈 자화상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사진출처=MBC '오늘을 즐겨라' 캡쳐화면)

직장인 A씨(42)는 "TV에서 이 시를 봤을 때는 그냥 웃고 넘겼는데 이후에도 계속 생각이 나더라"며 "나도 아이들한테 있으나 마나한 아빠이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요즘에 애들 눈치를 계속 보게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초교2학년의 시랍니다. 아빠되기 힘드네요. 가슴 한쪽이 싸~합니다." "아이가 아빠의 얼굴을 보는 시간이 적은가 봅니다. 아이가 일어나기 전에 출근하고 아이가 잠자고 나면 퇴근하고 일요일이면 피곤하다고 잠만 자는 아빠 때문인 것을..." 이라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아빠들만 이 시에 '움찔'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한 누리꾼은 "울집 아들은 엄마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 그럴 것 같은데... 나도 오늘은 집에 가서 아들 맛있는 것도 해주고 그래야지"라며 그간 엄마 역할에 소홀했던 것에 숙연한 모습을 보였다.

더러는 '아빠는 너를 만들려고 있는 거란다' '그래도 아빠인데... 아이가 아빠한테 이런 싹수없는 말을 하다니'라며 격분(?)하는 반응도 있었으나 대체로 아이가 아빠와 얼마나 마주하는 시간이 없었으면 그랬겠냐는 반응이다. 이처럼 많은 누리꾼이 가족 간에 끈끈한 유대감이 사라진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동시에, 가족들에게 난 어떤 의미인지를 돌이켜 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윤상권 칼럼니스트는 '아빠를 빌려 드립니다'라는 글에서 "세상에 용도가 불분명한 것이 더러 있지만 거기 아빠가 끼어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그렇다고 아이만 타박할 일도 못 되는 것 같다. 느끼는 대로 말하고 생각나는 대로 행동하는 게 어린아이인데 그렇게 말한 데는 아빠의 책임도 적지 않을 것이다"며 "부모와 자식간에 정상적인 관계가 깨지면 가정이라는 인류 행복의 기본단위가 흔들리게 된다. 그 이후의 사태는 쉽게 짐작하고 남는 일"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이혜미기자 /ham@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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