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 에 누리꾼 부글부글

2010. 9. 3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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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양배추도 1개에 1만원 하는 상황을 대통령은 모르나"

"배추 한포기 덜 담그자" 농림부 차관 제안에도 비판 목소리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주방장에게 "배추가 비싸니 내 식탁에는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를 올리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이 들끓고 있다. 양배추도 1개에 1만원을 육박하는 '채소대란' 상황을 대통령이 모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프랑스 혁명 때 민중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마리 앙투와네트의 '명언'에 빗댄 풍자도 돌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장을 보러 마트에 다녀온 부인 김윤옥씨가 1포기에 1만원을 훌쩍 넘는 배추값에 놀랐다며, 배추값 폭등에 대한 우려를 전하자 직접 청와대 주방장을 불러 "배추가 비싸니 내 식탁에는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를 올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이 대통령의 식탁에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로 만든 김치가 올라오고 있다며, 과거 전방에서나 배추김치 대용으로 먹던 양배추김치가 국가 원수의 밥상에 오르는 것은 비싼 배추값을 걱정한 이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말이 알려지자 트위터에선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배추 1포기가 1만2000원, 쪽파 1단이 1만2000원, 양배추 1포기가 1만원으로 치솟았다. 배추보다 양배추가 퍽이나 싸네요, MB님." "배추가 비싸니 청와대 식탁에는 양배추로 만든 김치를 올리라는 이 대통령의 명언. 배추값만 오르고 양배추값은 안 올랐을 거라 생각하신 모양. 하기사 여당의 전 대표는 버스요금이 70원이란 말도 하셨는데 이 정도 쯤이야." "여사님께서 배추값은 보셨는데, 양배추값은 안 보셨나봐요."

누리꾼들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배추값 폭등 사태에 대한 정부의 무대책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한 누리꾼은 "수해가 생기면 반지하 없애고, 배추가 비싸면 양배추 김치 먹으라고 하나"라며 혀를 찼다. 다른 누리꾼도 "한우가 비싸 못 먹으니 값싼 미국산 소고기 먹으라던 그 때 생각이 나는 것은 나만일까?"라고 자조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배추 한 포기 덜 김장하기' 운동을 제안한 정승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의 말과 겹치면서 누리꾼들을 자극했다. 한 누리꾼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 배추값 비싸다고 자기는 양배추김치 먹겠노라고 한다. 대책을 마련해야 할 차관이란 사람은 김장 조금만 담그라 하고…. 나중엔 김치를 먹지 말라는 말까지 할까 두렵다"고 말했다.

야당도 이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참여당은 '배추가 비싸면 양배추로 만든 김치 먹는 게 대통령 할 일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어 "밥상에 양배추김치를 올리는 '쇼'는 대통령의 본분에 맞는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논평은 "대통령도 '배추 한 포기 값이 1만5천원까지 오르고, 4인 가족이 김장을 하려면 50만원으로도 부족하다'는 사정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대통령이 할 일은 서민들이 적정한 비용으로 밥상에 김치를 올릴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전 의원도 트위터에서 "산지 배추값이 밭떼기 1평에 7천원 하는데 왜 시장에선 3포기 4만원 하냐'고 물어야지요. 열이 나서 점심에 김치찌개 먹었습니다." 라고 대통령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을 비판했다. e뉴스팀

[관련 영상] < 길거리 리포트 > '배추 폭탄' 재래시장의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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