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60주년>⑥통일대비교육 개선 시급

2010. 6. 2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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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기위주 입시교육 폐해 심각

`체험학습'통해 통일.안보 관심 제고해야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6.25는 중국과 일본의 전쟁 아닌가요?"

최근 한 국내 유명 대기업 임원은 대졸신입사원 최종면접에서 한국전쟁의 의미를 물었다가 황당한 경우를 당했다.

면접자 30여명 가운데 5명이나 한국전쟁을 태평양전쟁이나 중일전쟁, 러일전쟁 등과 헷갈려하며 동문서답을 늘어놓았던 것이다.

문제는 이런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무지와 이에 따른 안보의식의 결여가 `특수한 사례'에 그치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행정안전부가 제작년 전국 중ㆍ고교생 1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6.25전쟁(한국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됐다는 사실을 아는 학생은 48.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2%는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가 '남한'이라고 답했고, 우리나라 안보에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는 '미국'(28.4%)이 '일본'(27.7%)과 '북한'(24.5%)을 제치고 첫 손가락에 꼽혔다.

국내 중.고교의 한국근현대사 교육현황을 들여다보면 이런 결과에 대해 쉽게 수긍이 되지 않는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영역 과목 가운데 가장 많이 선택되고, 일선 고교에서도 가장 많이 편성되는 '인기' 과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실제 2010학년도 수능에서 한국근현대사를 선택한 응시자는 23만3천487명으로 사회탐구영역 전체 응시자(37만2천113명)의 62.7%를 차지했다.

사회탐구영역의 11개 과목 중 한국근현대사보다 많이 선택된 과목은 사회문화(75.4%), 한국지리(66.7%)뿐이었다.

서울지역 219개 고교의 올해 인문사회과목군 선택과목 중에서도 한국근현대사가 211곳으로 가장 많이 편성된 과목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한국근현대사는 수능 등에서 손쉽게 고득점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편중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유웨이중앙교육 관계자는 23일 "한국근현대사는 외울 분량은 많지만 국사나 세계사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벌어진 제한된 사건만을 다뤄 점수따기가 쉽기 때문에 응시자가 많이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체감지수가 낮은데도 '시험의 관문'을 넘기 위한 현실적 이유가 학생들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입시위주의 암기식 학습은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일상생활과 거리가 먼 통일ㆍ안보 문제에 대해 가뜩이나 관심이 가지 않는데 단시간내 암기하고 잊어버리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통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줄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통일연구원 조정아 박사는 "통일은 당연히 이뤄야 할 보편타당한 명제라고 가르치는 기존 방식으로는 더이상 청소년들을 설득할 수 없다"면서 "분단의 의미와 북한의 위협을 고민하고 직접 체험할 기회를 마련해 통일이 절실한 필요로 다가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교 교육현장의 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는 체험위주의 학습으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통일과 안보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박사는 "안보강연 등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역사 등 통일관련 교과 선생들이 특별활동 등을 통해 통일을 주제로 다양한 활동과 체험을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등 일선 교사의 통일ㆍ안보 교육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벤트로서의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이 항상 통일을 생각하고 이를 위해 갖춰야 할 태도를 길러나갈 수 있는 장기적 교육과정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냉온 기류가 교차하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해 통일과 안보교육을 구분하지 않는 종합적이고 균형잡힌 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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