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2000만원씩 청계천 따라 '증발'

이오성 기자 dodash@sisain.co.kr 2010. 6. 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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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 공사 비용으로 쓰인 돈은 3900억원이다. 2002년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제시했던 비용 3600억원보다 300억원이 더 들었다.

매년 들어가는 유지·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6월 조정식 의원(민주당)이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계천 복원 이듬해인 2006년에 유지·관리 비용으로 67억원이 소요되더니, 2007년에 72억원, 2008년에 77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매일 2000만원을 웃도는 돈이 청계천 유지 비용으로 쓰이는 셈이다.

하지만 2005년 10월 서울시는 청계천을 개방하면서 "청계천 유지비는 1년에 18억원에 불과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그 돈은 당시 서울시 청계천복원추진본부가 계산한 것으로 우리는 왜 그런 금액이 책정됐는지 모른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당초 밝힌 것에 비해 무려 4배 넘는 관리비용이 추가로 발생함에도 왜 이런 허황된 수치를 제시한 것인지 속 시원히 설명하는 이가 없었다.

2008년의 경우 인건비(25억2000만원)를 제외하면 '전기료 및 수도광열비'(13억7000만원)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중에는 한강물과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하루 12t씩 전기 펌프로 퍼올리는 데 드는 전기료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한때 한강에서 퍼올린 '물값' 20억~30억원을 서울시가 매년 수자원공사에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부처 간 조정으로 현재는 돈을 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어떤 추가 비용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당장 2007~2009년 사이에 청계천 전역에 낀 녹조를 제거하는 비용으로 8000여 만원이 쓰였다고 지난해 조정식 의원이 밝힌 바 있다. 청계천의 빠른 유속과 도심으로부터 영양물질이 유입되는 환경 탓에 녹조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리라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도심 인공하천을 유지하는 데 매년 80억원 가까운 국민 세금을 기약없이 써도 되는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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