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폭력 기승..폭력미화 어른들이 주범?
연합뉴스`세계 최강' 드라마.인터넷이 폭력조장
인성교육 없는 `경쟁교육'도 폭력의 요인
(전국종합=연합뉴스) "학생은 물리적 및 언어적 폭력 또는 집단 괴롭힘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가지고 학교와 교육감은 집단 괴롭힘 등 학교폭력 및 체벌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전국의 학교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학생인권조례' 선언문 내용이다.
하지만 이러한 학생 인권선언을 비웃듯 되레 전국 각급 학교 어디서나 교내 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학 진학을 위한 경쟁교육은 물론이고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인터넷과 여전히 수출 효도상품으로 꼽히는 전국민적 `드라마'가 오히려 교내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인터넷 문화와 막장 드라마에 대한 자정노력, 경쟁이 아닌 인성 위주의 교육 정상화, 학교.학부모.지역사회의 혼연일체된 노력이 없이는 학교폭력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막장 드라마 NO"..폭력 미화의 원인
"과거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달라진 것이 없는데 주변 현실이 달라져 폭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김재훈 울산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상담원은 "아이들의 행동양식은 달라진 게 없다"면서 "달라진 것은 현재의 아이들이 더 계획적이고 더 잔인하게 자신보다 약한 아이들을 괴롭히도록 조장하는 변화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상담원은 막장 드라마, 폭력 미화 영화, 자극적 인터넷 게임 등을 변화된 현실의 `주범'으로 꼽았다.
그는 "아이들이 변한 것은 인터넷과 방송.영화 등을 통해 `나쁜 것'을 배우고 따라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중태 전교조 대전지부 사무처장은 "학교폭력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폭력이 미화되고 합리화되는 사회적 분위기"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선생님의 체벌이 용납되고 힘의 논리가 조장되는 학교 분위기에 익숙한 학생들이 자신들의 존재감을 폭력에서 찾으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쟁교육'도 폭력 조장
인터넷.드라마 등 학생들을 둘러싼 주변환경 뿐만 아니라 학교문화도 폭력의 `근인'(近因)으로 꼽혔다.
최경호 대전시교육청 생활지도 담당 장학관은 "`이기기'만을 조장하는 학교의 경쟁교육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에 대한 인성교육이 뒷전으로 밀리다보니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존중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중태 사무처장도 "경쟁교육 체제하에서 이기기만을 강조하는 학교문화에서는 어떠한 해결책도 미봉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 처장은 "(입시.경쟁 교육에만 치중하고 있는) 교육청이나 학교에서는 폭력이 발생하면 우선 숨기려고만 한다"고 개탄한 뒤 "오히려 피해 학생의 입장에서 차분히 조사하고, 학교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배려하는 동시에 `가해자 교육'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폭력을 덮으려고만 하지 말고 양지로 꺼내 치유하자는 얘기다.
◇`학교.학부모.지역사회' 3박자 맞아야
`선생님들은 폭력지도를 기피하고 과도한 행정업무로 일손이 달려 생활지도를 하기가 아렵다'는 게 엄연한 현실이지만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가 3박자가 돼 함께 대처하지 않으면 학교폭력을 치유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일회성, 전시성 사업으로는 `절대' 학교폭력을 줄일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충북도 청소년종합지원센터 김동준씨는 "교사와 학부모, 청소년 상담 전문가, 경찰, 지역사회 등이 폭력예방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폭력 위험성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근 울산시교육청 생활지도팀 장학사는 "학부모들의 참여 속에 일선학교에 설치된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특히 담임선생님이 책임지고 학생 개개인의 생활지도에 나서야 한다"면서 학교와 학부모의 `무한책임'을 강조했다.
김재훈 상담원은 "교육청이나 학교, 시민.사회 단체의 노력에 앞서 인터넷과 영상매체의 각성도 중요하다"면서 사이버 및 영상물을 자정시키기 위한 사회적 협력과 노력도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김경태 윤우용 이상현 정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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