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성희롱 고소 이유로 채용 탈락은 성차별"

2009. 9. 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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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신종철 기자]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7일 기업이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이전 직장에서 성희롱 사건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는 이유로 지원자를 탈락시키는 행위는 '성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임OO(40·여)씨와 이OO(47·여)씨는 서울 A구청이 운영하는 CCTV(폐쇄회로) 관제센터의 용역업체에 소속돼 모니터요원으로 근무했다.

그런데 지난해 3월 새로운 용역업체로 선정된 K기업이 기존 업체에 소속돼 있던 모니터요원 18명 가운데 임씨와 이씨만 탈락시키자, 이들은 "이전 업체에서 근무하던 중 발생한 성희롱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 때문"이라며 작년 7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이에 대해 K업체는 "이전 업체 소속 모니터요원에 대한 고용승계 의무가 없으며, 채용 면접시 업무능력과 자질, 인품, 성실성, 회사의 명예를 손상할 우려 등을 고려해 정당하게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라며 "채용 결정 당시 진정인들이 성희롱 사건에 대해 고소를 제기한 것도 알지 못했다"고 인권위에 답변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진정인들이 채용에서 탈락한 이후 지방노동위원회에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관련해 K기업이 '진정인들이 성희롱 문제로 고소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채용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답변했음을 확인했다"며 "따라서 진정인들이 성희롱 관련 고소를 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K기업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진정인들과 함께 근무했던 모니터요원들을 면접 조사한 결과, K기업이 실시한 면접은 모니터요원들의 업무능력이나 자질을 평가하기에는 매우 짧은 시간에 이루어졌고, 모니터요원들의 근무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변화되는 근로조건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2007년도 모니터요원들의 범인검거 실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진정인들의 실적은 오히려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따라서 진정인들이 성희롱사건을 적극적으로 제기했다는 것 외에 채용면접에서 탈락할 만한 다른 이유가 발견되지 않아, 성희롱 관련 고소가 채용에서 진정인들이 불이익을 받게 된 주된 이유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그러면서 "성희롱사건에 대한 문제제기를 이유로 고용상 불이익을 주었다면 이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4호에서 규정하는 '평등권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K기업에 진정인들이 입은 정신적·물질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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