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추모는 불허, 日 아이돌 콘서트는 허가?'..형평성 논란

변휘 2009. 6. 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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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1일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콘서트가 대학본부의 불허 방침으로 인해 성공회대로 장소를 옮겨 열린다. 그러나 같은 날 연세대 대강당에서는 일본의 아이돌 그룹 '베리즈코보'가 내한공연을 열려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추모 콘서트는 연세대 총학생회 등의 주최로 이날 오후 6시30분 노천극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학본부측은 '22일 사법고시 2차 시험을 위한 면학 분위기 조성'과 '청소의 물리적, 시간적 곤란함'을 이유로 지난 17일 콘서트를 불허방침을 정해 19일 경찰에 시설물 보호를 요청, 무대설치와 정문출입 등을 막았다.

반면 베리즈코보의 콘서트는 예정대로 이 날 오후 4시 열렸다. 베리즈코보는 7인조로 구성된 일본의 여성 아이돌 그룹으로 지난 2004년 처음 결성돼 중국, 태국, 멕시코 등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측에서는 베리즈코보 콘서트는 예정된 행사인데다가 실내인 대강당에서 열리기 때문에 소음이 적어 면학분위기 조성에 큰 문제가 없는 반면, 추모콘서트는 실외인 노천극장에서 열리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강당보다 노천극장 공연이 더 소음이 크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소음 차이만으로 면학분위기를 가늠하는 것에는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천 극장 대여를 할 때에는 학교 측에서 기말고사 등을 이유로 21일로 날짜를 조절해 달라고 했었는데, 갑자기 '허가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며 "말을 바꾼 대학본부측에 추후 항의 의사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연세대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도 갑론을박이 한창 진행 중이다.글쓴이 '고기성'은 "노천극장 콘서트는 대강당 콘서트 보다 체감소음이 10배 이상 된다"며 "꿈을 실현하기 위해 피땀 흘려 공부한 우리 학우들을 존중하고, 최소한 고시 기간만큼은 피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 '김민재'도 "추모 콘서트보다 사법고시를 준비한 학우들을 배려하는 것이 민주주의에 더 적합한 것"이라며 "고시를 보는 친구들이 추모콘서트를 위해서 불편함을 감수하라는 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글쓴이 '빛내'는 "고시와 회계사 시험, 정기 시험 등 많은 시험이 이어진다"며 "그럼 학교에서 노천극장을 사용할 기간은 없는 것인가. 소리를 조절한다거나 해서 합의할 수는 없었을까"라며 대학본부를 비판했다.

또 글쓴이 'zingle'은 "연세인이라는게 오늘처럼 부끄러운 날이 없었다"며 "차벽을 치우고 정문을 열라"고 주장했다.

글쓴이 '김현민'은 베리즈코보의 대강당 콘서트 허용에 대해 "아마 사법시험을 하루 앞두고 면학분위기 조성에 무척 바람직한 콘서트인가 보다"라며 "응시자들 긴장 풀라고 세삼하게 배려해주는 듯 하다"고 비꼬았다.

변휘기자 hynews6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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