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대통령 서거]경호원 진술 번복..유가족 두 번 죽이는 일
'에이스 경호관'..전 대통령 죽음 막지 못한 자괴감문책에 대한 두려움도 주요 원인경찰 부실 수사 비난 면키 어려울 듯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할 당시 상황에 대해 이모 경호관이 진술을 번복,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우선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의 가슴에 다시 한번 큰 상처를 입히게됐을뿐 아니라 경찰의 부실수사에 대한 논란도 더욱 가열될 전망된다. 특히 이 경호관의 진술 번복은 청와대 근무 시절 최고의 경호관으로 평가받던 자신이 경호수칙을 어기고 노 전 대통령의 투신자살을 막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문책에 대한 두려움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운우 경남지방경찰청장은 27일 "노 전 대통령이 심부름을 시켜 경호관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투신하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 경호관에게 정토원 원장이 있는지 확인해 보라고 심부름을 시킨 뒤 시신이 발견된 23일 오전 6시45분까지 약 30분 동안을 혼자 있었다는 것. 이 경호관은 경찰 1차 조사에서 '투신하기 전까지 부엉이바위에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있었다', 2차 조사에서는 '정토원에 갔다 와 보니 사라지고 없었다', 3차 조사에서는 다시 '부엉이바위 인근 등산객을 산 아래로 보낸 뒤 와 보니 노 전 대통령이 없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결국 지금까지는 2차 조사 진술 내용이 맞는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된 진술 번복으로 노 전 대통령측과 유가족들은 혼란과 충격에 휩싸였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 한 측근은 "경호관을 믿는다. 왜 이런 추측보도가 나오는 지 모르겠다"며 "경찰도 이해할 수 없고 언론도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절대 (이 경호관은) 그런(진술 번복할) 사람이 아니다"며 "청와대 재직 시절에 에이스였다. 자신의 잘못을 숨기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끝까지 밝히는 성격의 소유자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우리는 이 경호관의 말을 믿었다. 지금 뭐라고 말할 수 없다. 경찰 수사를 끝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혼란스러워 했다. 이 경호관의 진술 번복 배경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확실한 진술 번복 배경은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와야 하겠지만 지금까지는 노 전 대통령의 투신을 막지못했다는 심리적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에서 경호관으로 근무할 당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경호관으로서 기본적인 대통령 경호 수칙을 지키지 않아 노 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데 대해 상당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받아야 할 문책도 우려해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부실수사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첫 수사발표 당시 이 경호관의 진술을 토대로 노 전 대통령이 25분간 경호관과 함께 부엉이바위에 있다가 투신했다고 발표했다. 전직 대통령 서거 사건을 수사하면서 수사 초기 당일 행적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뿐 아니라 이 경호관의 진술에 등장하는 등산객 소재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해=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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