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기도 하기도 '어려운 골수이식'
[뉴스데스크]
◀ANC▶
김수환 추기경이 별세한 뒤 장기와 골수를 기증하려는 이들이 늘어난다는 사실, 다 아시죠.
골수를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은 많아지지만 골수를 기증하려고 해도 받아 주지 않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조재영 기자의 설명을 들으면 바로 문제점과 해결방안 알 수 있습니다.
◀VCR▶
올해 16살인 김성현 군.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김 군의 유일한 치료방법은
골수 이식입니다.
생명을 건질 희망은
새로운 기증자가 나타나는 것뿐입니다.
◀SYN▶ 이덕남/환자 어머니
"지금이라도 공여자가 좀 나타서
우리 성현이에게 새 생명을 줬으면..."
골수 기증을 받는 서울의 한 '헌혈의 집',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SYN▶ A 헌혈의 집 관계자
"(기증 하려고 왔는데요.) 골수 기증? (예.)
안 돼요, 우리가 일 년치 거를 다 받았어요."
이미 할당된 목표를 채워
더 이상 골수기증을 못 받겠다는 겁니다.
◀SYN▶
"(수가 다 찼다고요?) 네. 다 찼어요.
(그러면 어디로 가야 되죠?)
적십자사에서는 어쨌든 안 되고요.
다른 기관을 알아보시고..."
이런 사정은 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전국 120여 개 모든 헌혈의 집이
마찬가지입니다.
◀SYN▶ B 헌혈의 집 관계자
"(그러면 언제까지 안 되는 거예요?)
아직 그런 얘기는 없어요, 언제까지인지는...
저희가 연락 받은 거는 일단 골수 신청을
받지 말아라..."
이렇게 골수 기증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보건복지가족부의 예산배정과 운영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올해 골수기증자가
만 9천 명쯤 될 것으로 예상하고
예산 40억 원을 배정해 관련기관 6군데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대한적십자사에 할당된
올 한해 목표는 6천6백 명,
그런데 지난 달 중순 이미
올 목표 인원이 다 찼습니다.
1인당 20만 원으로 배정된 예산이 다 떨어져
더 이상 골수기증을 못 받게 된 겁니다.
◀SYN▶ 적십자사 관계자
"사람들을 모집하는 것을 잠깐 중단을 했어요.
(잠깐이란 게 언제까지인가요?)
일단은 올해는 신청이 안 돼요..."
적십자사 외 다른 5개 기관은
아직 여유가 있지만, 이곳들도 조만간
목표인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사정을 담당 관청인 보건복지가족부에
문의하자, 담당자는 남의 일처럼 대응합니다.
◀SYN▶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
"(골수 기증하려고 혈액의 집에 갔는데
보건복지부에 물어보라고 해서요.)
누가 그래요? (혈액의 집에서...)
어디 혈액의 집입니까? 서울 애들이,
서울에서 그랬어요? (예.) 하~ 진짜..."
이런 사정을 개선할 의지도 보이지 않습니다.
◀SYN▶ 복지부
"(예산 지원은 더 해주시는 건가요?)
아닙니다, 우선은 지금 예산은 없습니다.
내년도 예산에 반영을 해야죠."
(올해 기증할 수 있는 다른 기관들은
어디어디 있는데요?) 그걸 일일이
제가 뭐 나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제가 나열을 해드려야 하는 건가요?"
한해 골수이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은
천여 명.
환자들에게 적합한 골수를 찾기 위해서는
적어도 25만 건 이상의 골수가
확보돼 있어야 하는데,
현재 확보된 것은 16만 건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골수기증을 권장하기보다
골수기증을 거부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SYN▶ 골수 기증 신청 거부자
"정작 마음을 먹어서 갔는데 골수 기증 신청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건지... 황당하고
마음이 좀 안 좋았어요."
이런 가운데
골수이식을 간절히 기다리는 환자들의 생명은
하루하루 꺼져가고 있습니다.
◀SYN▶ 골수암 환자 어머니
"이 어린 애들을 진짜 높은 분들이 보신다면...
이건 시간과의 싸움이고, 마냥 항암 치료
받을 수도 없는 그런 상태인데...
나라에서 제대로 좀..."
MBC 뉴스 조재영입니다.
◀ANC▶
네, 잘 보셨죠?
이게 우리 행정의 현주소입니다.
(조재영 기자 joja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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