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갈수록 커지는 '조작의 의혹'

권철암 2009. 2. 21. 18: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임실=뉴시스】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조작의 발단이 됐던 전북 임실교육청에 대한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특히 전북교육청은 그동안 병원 치료 등을 이유로 언론과의 접촉이 거의 불가능했던 박진자 임실교육청 평가담당 장학사를 은밀히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전북교육청 고위관계자는 21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박 장학사가 일선 학교로부터 전화로 평가 내용을 통보 받은 뒤 이를 도교육청에 알렸다고 공식 발표한 내용이 거짓이라는 보도 이후, 학교장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학교장들이 주말 출근을 하지 않았고, 전화 연락도 되지 않아 정확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조사 과정을 밝히지 않았다.

또 그는 '문제의 핵심인 박 장학사를 불러 조사를 벌이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겠냐'는 질문에 "박 장학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아 조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와의 인터뷰 후 5분도 되지 않아 찾아간 전북교육감 비서실에는 박 장학사가 숨어있었으며, 교육감실에는 이미 직위해제된 장위현 전 임실교육장을 비롯한 전북교육청 교육국 소속 고위간부들이 대책 논의 중이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들은 기자가 박 장학사를 알아보자 황급히 그를 다른 곳으로 내보내며 "감사과에서 조사를 받을 것이다. 정확한 조사가 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임실 성적 조작 사건'을 두고 문제의 핵심인 박 장학사와 장 교육장, 그리고 전북교육감과 고위 간부들이 은밀히 진상조사와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사이 성적 조작 사건과 관련한 의혹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

이와 함께 박 장학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조작의혹 첫 보도(뉴시스 2009년 2월18일)가 나간 이후 실시된 전북교육청의 조사 과정에서도 사실을 조작한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박 장학사는 각 학교 담당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평가 내용을 듣고 이를 토대로 도교육청에 보고한 것으로 기자회견 때 밝혀졌지만, 실제로는 전화를 하지도 않고 스스로 기초학력 미달 학생수가 '0'이라는 평가 결과를 만들어 상위 기관에 보고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임실 A초등학교장은 "'담당 선생님이 전화로 보고한 사실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고, 지난달 15일 전자문서로 평가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전화통화 사실이 없었음을 밝혔다.

또 B초등학교장도 "지난달 초 담당 장학사로부터 전화를 받지 못했고, 6학년 담임교사가 15일 전자문서로 사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보고 날짜를 비롯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도 상당수 있다.C초등학교장은 "장학사가 아닌 보조 업무를 보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15일날 전화가 와서 그날 전자문서로 평가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북교육청은 임실교육청에 대한 조사에서 담당 장학사가 6일까지 전화통화로 보고를 받았으며, 14일 전자문서로 이미 평가 내용을 도교육청에 제출했다고 밝혔었다.

D초등학교의 경우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을 하고 있다.이 학교 교장은 "방학 동안이라 담당 교사가 모든 업무를 빨리 처리하고 1월2일 이미 전자문서로 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교장은 '전화도 받았느냐'는 질문에 "전자 문서 이후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전자문서로 이미 보고했는데 담당 장학사가 전화를 왜 또 하느냐'는 질문에 이 교장은 "잘 모르겠다"고 입을 닫았다.

임실 성적 조작 사건과 관련한 진실찾기게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사진 있음 >권철암기자 cheol@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