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민주항쟁 이후 대규모 공권력 살인"

2009. 1. 2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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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용산 철거농성 진압·사망 현장 [7신]

경찰-시민 명동성당 들머리서 격렬 투석전

'촛불시민' 3천여명 "청와대가자" 거리행진

'용산 철거민 참사'에 항의하며 거리 시위를 벌였던 시민들과 경찰이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격렬한 투석전을 벌이는 등 시민들과 경찰의 대립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

 촛불문화제 뒤 거리행진을 벌인 촛불 시민 1천여명은 밤 10시10분께 롯데백화점 앞에 도착했다. 경찰은 을지로사거리 쪽에 진을 치고 시민들의 행진을 가로막았다. 경찰의 제지에 시민들은 더 이상 행진을 하지 못하고 명동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투석전, 강제진압…'용산 철거민 참사'추모 시위 현장

 그러나 시민들은 10시50분께 다시 거리행진을 하려고 을지로 쪽으로 진출을 시도했고 경찰은 다시 가로막았다. 시민들은 이때부터 보도블럭 등을 깨 경찰에 던졌다. 화가 난 경찰도 시민들에게 마구잡이로 돌을 던져 격렬한 투석전이 벌어졌다. 불과 10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벌어진 위험한 투석전은 25분여간 지속됐다.

 경찰은 11시30분께 방패를 앞세우고 시민들에게 달려들었다. 이 과정에서 도망하던 시민들이 넘어지거나 경찰에 밟혀 부상을 당했다. 현재까지 시민 4명이 경찰이 던진 돌에 머리가 찢어지는 등 부상을 당해 구급차에 실려갔다. 경찰은 또 이 과정에서 시민 2명을 연행했다.

시민들은 투석전을 놓고 찬반이 엇갈렸다. 시위에 참여하지 않고 투석전을 지켜본 김영태(55)씨는 "시민들이 경찰에 돌을 던진 것도 잘못이고 경찰이 무방비 상태인 시민들에게 돌을 던진 것도 모두 잘못"이라며 "잘못된 시위문화가 정착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시위에 참여한 유아무개(40)씨는 "집시법이 시민들의 행동을 제약하려고 만든 것이 아닌데 시민들이 맘놓고 자기 주장을 못하니 이런 일이 벌어진다"며 "투석전이라는 현상만 볼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1시50분. 경찰은 을지로 입구 전경들을 골목 쪽으로 빼 시민들과 직접적인 충돌은 피했다. 그러나 경찰은 살수차를 대기해놓고 시민들의 거리진출을 막았다. 시민들은 12시께 명동성당에 모여 해산 집회를 갖고 뿔뿔히 흩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용산 사고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기도 했다. 허재현 기자

[6신]"경찰이 자기범죄를 은폐하려고 한다" 격앙

'용산 철거민 참사'에 분노한 시민들이 차도를 점거한채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벌이고 있다.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대책위원회'는 20일 저녁 사고가 난 용산구 한강로2가 재개발 지역 5층 상가 앞에서 '용산 철거민 살인 진압 이명박 규탄 및 희생자 추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시민 3천여명은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밤 9시부터 4차선 도로를 점거하고 광화문쪽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시민들의 거리 행진을 막아 10여분간 몸싸움을 벌였지만, 분노한 시민들을 막지 못하고 길을 내줬다. 지난해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이후 시민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대규모 거리행진을 다시 벌이게 된 것이다. 시민들은 "이명박 퇴진하라" "살인정권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등 격앙된 분위기다.

 이에 앞서 대책위는 7시부터 사고가 난 건물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사고 현장 건물 외벽에는 "살인경찰 물러가라" "명박산성이 철거민을 죽였다" 등의 손팻말이 걸려 있었다. 또 건물 정문에 설치한 간이 분향소에 시민들의 헌화와 분향이 이어졌다. 경찰은 촛불문화제를 하려고 도로로 나서는 시민들을 인도로 밀어냈다. 경찰은 해산방송을 통해 "경찰도 오늘의 사건은 유감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하는 것은 옳지않은 일이니 즉각 해산하라"고 방송했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에 야유를 보냈다.

 7시25분 도로를 점거한 시민 1500여명은 희생자를 넋을 위로하는 묵념과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촛불문화제를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대책위 소속 김태연씨는 "광주민주화운동에 이어 공권력을 동원한 대규모 살인이 또 다시 벌어졌다"며 "살인정권, 폭력정권, 이명박 정권 물러가라"고 외쳤다.

 대책위에서 진상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는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대책위가 진상조사를 활동을 벌이려하지만 경찰은 사고 현장조차 접근을 막고 있다"며 "가해자가 자기 범죄를 은폐하는 것 같다"고 경찰의 태도를 맹비난했다. 오 사무국장은 "누구 죽었는지, 몇명이 죽었는지, 무너진 망루 안에 누가 있는지 모른다"며 "경찰은 사업주와 세입자의 다툼에 중립을 지키지 않고 개입해 사람을 죽게 만들었느냐"고 따졌다.

 뉴타운가재울3구역 상가세입자대책위 소속의 이원실 총무부장은 비슷한 처지의 철거민들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며 울분을 토했다. "왜 철거민들이 건물 옥상을 점거했는지 아느냐. 세입자는 보상을 안해준다. 한달 뒤 우리 모습도 똑같을 것이다. 철거민도 국민이다. 누가 철거민을 만들었나? 이명박 정권이 만들었다. 망루에 올라간 철거민들의 아픈 마음을 이해해달라."

촛불문화제가 진행되는 중간에 사회자가 "사망자가 6명이 아니라 7명으로 늘어났다"는 소식을 전하자 주변이 크게 술렁이기도 했다.

 사회자는 집회를 마치면서 "용산 재개발 사업은 삼성물산 등 재벌과 가진 자들의 배를 불리려는 것"이라며 "곳곳에서 세입자가 쫓겨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내일 7시 같은 장소에서 촛불문화제를 다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허재현 기자

[5신] 현장 방문 어청수 청장에 시민들 "살인마" 고함주검 수습 병원 이송…국화꽃 붙이며 애도 발길

[현장] 추가 주검 수습…백기완 소장 "MB정권이 학살했다"

진압 경찰을 포함해 6명의 죽음을 부른 철거농성 참사 현장에 시민들이 애도의 뜻을 담은 국화 꽃을 놓았다. 시민들은 사고가 일어난 용산 한강로 5층 건물 외벽 공사천 위에 국화 꽃 스무송이를 붙였다. 꽃 옆에는 '공안정권 살인정권 오늘은 1989.1.2' 라고 쓰인 손팻말이 걸려 있다. 눈물을 흘리면서 이 광경을 바라보던 유아무개(54·광명시)씨는 "나도 광명시에 거주하다가 쫒겨난 철거민"이라며 "이번 일은 모든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 있는 비극이다"고 말했다.

2시께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규탄 대책위(가칭)' 주최로 기자회견이 열렸다. 대책위 관계자들은 "강경진압을 명령하고 특공대를 투입한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용산 4구역이 '죽을 사' 구역으로 변했다"며 "안전을 무시한 채 토끼몰이 진압을 한 경찰과 용역깡패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또 "신임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와 국정원장으로 내정된 원세훈 행정안전부장관을 파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이명박 정권이 철거민을 학살했다"며 "새벽녘 추위에 시민들이 죽을 수도 있는데 물대포를 쏘았다. 이것은 살인 행위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보신당 심상정 대표는 "정부의 매몰찬 일방주의가 가장 힘없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정부에서 '떼법'을 목청 높여 주장해왔는데 그 결과가 철거민 다섯과 특공대원 한 사람의 죽음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오늘 오후 7시부터 용산역 앞에서 긴급 촛불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오후 1시 10분께부터 건물 옥상에 있던 사망자의 주검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이 목격됐다. 하얀 천을 주검을 덮어싼 채로 구급차에 실었다.

망루가 해체된 9시부터 주검이 이송되기까지 무려 4시간 이상이 걸렸다. 사망자의 주검을 수습한 과학수사대 한 관계자는 "무너져 있는 망루를 치우는 과정이 길었다"며 "형체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주검은, 땅에 엎어져 있거나 하늘을 보고 누워 있었다"고 밝혔다. 사망 원인에 관한 질문에 그는 "대체로 연기에 질식해 숨진 뒤 화상을 입은 듯 보인다"고 말했다.

1시 40분께 어청수 경찰청장이 현장을 방문해 10분간 살펴 본 뒤 떠났다. 어 청장을 발견한 일부 시민들은 흥분을 못 이겨 "살인마야. 물러가라"는 등 고함을 외쳤다.

경찰은 사고 건물과 통하는 7m 좁은 골목을 사방에서 버스와 전경을 동원해 출입통제하고 있다. 전철연 소속 시민들은 곳곳에서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현장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사고 현장에서 경찰이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진압에만 몰두한 것을 비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화재가 벌어지거나 추락 사고가 있을 수 있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건물 주변에 경찰은 매트리스를 설치하는 등의 어떤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 시민 김아무개(40)씨는 "경찰 진압 작전을 처음부터 지켜봤는데 경찰은 진압에만 목적이 있었고 철거민들의 안전 문제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서울경찰청 경비계 관계자는 "안전상의 이유로 메트리스를 바닥에 설치했다"고 답변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4신] 5층 건물 폐허…"얼굴 만이라도…" 유가족 통곡

"제발 얼굴만이라도 확인하게 해주세요."

한강로에 위치한 용산 철거민 사고 현장은 비통함과 분노가 교차하고 있다. 11시50분께 유가족으로 보이는 20대 여성이 동료의 부축을 받은 채 눈물을 흘리며 현장을 찾았다. 그는 "시아버지가 그저께 통화한 뒤 연락이 안 되고 있다"며 "숨진 사람이 우리 시아버지인지 확인하게 해달라"고 울먹였다. 그는 사고 건물로 들어가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이 여성의 남편은 이날 새벽 건물 안에서 변을 당해 현재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유가족들과 전국철거민연합 소속 회원들은 "숨진 가족의 얼굴만이라도 확인하게 해달라"며 "건물 옥상에 올라가게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이 출입을 막아 건물 앞에서는 고성이 오가거나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곳곳에선 "수사가 먼저냐 가족이 먼저냐"는 항의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건물로 들어가는 골목은 경찰 1개 중대가 배치돼 시민들의 출입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건물 옥상에서는 현장 감식반의 사망자 확인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현장] '철거 농성' 경찰진압, 시너 터져 5명 사망

5층짜리 건물은 완전히 폐허 상태다. 유리창은 모두 깨졌고 건물 안 집기들은 모두 파손돼 있다. 건물 곳곳에 불에 탄 흔적이 보인다. 건물 앞 도로는 깨진 유리조각이 널려있고 살수차가 뿌린 물로 바닥은 흥건히 젖어있다.

곳곳에서 몰려온 시민 수백여 명이 웅성거리며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시민들은 착잡해 보였다. 사건 현장을 처음부터 지켜본 시민들은 "경찰이 기중기를 이용해 컨테이너를 건물 옥상에 올려 특공대를 투입하는 등 무리한 진압이 참사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근 주민 최아무개(53·서울시 서부 이촌동)씨는 "경찰이 살인행위를 저지른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 추운 겨울에 살수차로 물을 뿌려 철거민들을 공격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대식(42)씨는 "기중기에 들린 컨테이너가 옥상 위 망루를 때렸다. 건물 안에 있던 시민들은 흥분해서 화염병을 던졌고 결국 시너 통의 폭발로 이어졌다"며 "일단 시민들이 흥분하지 않도록 경찰이 설득을 통해 해산작전을 폈어야 했다"고 말했다.

사고가 벌어진 뒤 경찰의 미숙한 대응도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복수의 목격자들은 "시민 1명이 건물 옥상에서 옆 공터로 떨어졌을 때 경찰이 어쩔 줄 모르며 응급처치도 안 하고 비닐만 덮은 채로 10분여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철거민들의 과격한 행동이 화를 자초했다는 반응도 있다. 사고가 난 건물 건너편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이원철(36·한강로 2가)씨는 "도로 바깥으로 화염병과 돌을 던져 피해가 막심했다"며 "이번 사고의 원인은 과격한 시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사고 현장에는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방문해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이 사건현장을 방문했고, 민주당은 김종률 의원을 중심으로 진상조사위를 꾸렸다. 점심 무렵 현장을 찾은 권선택 자유선진당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은 엠비식 강경책이 불러온 사고"라며 "철저히 진상규명을 하고 재개발 정책의 문제점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을 방문한 인권단체 활동가 명숙씨는 "철거민들이 사고를 당하면 경찰이 사건을 최소화하기 위해 증거를 조작하는 일이 벌어진다"며 "현장의 증거 보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3신] 경찰 특공대원 1명도 숨진 것 확인

용산 재개발지역 철거민들의 점거농성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 특공대원 1명도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용산소방서는 이날 오전 "진압작전이 마무리된 현장에서 경찰 옷을 입은 시신 1구가 추가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진압작전에 투입된 서울지방경찰청 특공대 소속 김아무개(32) 경장이 실종돼 신원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철거민 4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입었는데 이중 1명이 의식불명 상태이며 경찰 쪽에서도 1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현장] '철거 농성' 서울용산경찰서 기자회견

경찰은 화재 원인과 관련해 "7시26분께 특공대원들이 망루내 1단에 진입하자 3단에 있던 농성자들이 특공대원들이 있던 곳으로 시너를 통째로 뿌리고 화염병을 던져 화재가 발생했고 특공대원 6명이 화상을 입고 철수했다"며 "철수 즉시 살수차와 소방차로 진화를 했고, 망루 수색 과정에서 사망자 4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부상자들은 용산 중앙대병원, 한강 성심병원, 흑석동 중앙대병원, 순천향대병원 등에서 분산 치료를 받고 있다. 가장 많은 부상자가 후송된 용산 중앙대 병원에는 철거민 이아무개(37·남성)씨와 김아무개(45·여)씨 등 2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데 병원 쪽은 두 사람이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또 이 병원에는 경찰로 추정되는 부상자 8명도 함께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순천향병원에 철거민 4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한강 성심병원에 얼굴에 화상을 입은 경찰 1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고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경찰 4명은 치료후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흑석동 중앙대 병원에서도 경찰 3명이 가벼운 치료를 받고 퇴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로 희생된 유가족들과 철거민들은 비상대책위를 꾸리고 앞으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는 경찰 감식반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정치인들이 찾아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서울중앙지검 1차장을 본부장으로 검사 7명, 수사관 13명으로 수사본부를 구성했다. 검찰은 "신속한 화재감식 및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화재 발생 경위, 사망 원인 등 사건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연합뉴스

소방당국이 밝힌 부상자 명단

경찰 =

△용산 중앙대병원 노정환(29) 조현민(29) 김양신(36) 이창원(38) △흑석동 중앙대병원 양문석(25) 배명우(35) 박찬현(38) △한강 성심병원 최윤식(37) 권성철(34) 성영낙(31) 강인규(32) 남기춘(38) 철거민·용역업체 =△순천향병원 지석준(40) 김용근(51) 천주석(47) △용산 중앙대병원 이충연(37) 김명숙(45·여)

[2신] 대책위 "무리한 진압으로 사람 죽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재개발지역 5층 건물 옥상에서 철거 반대 농성을 벌이던 철거민 4명이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시너 폭발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경찰은 건물 철거를 위해 20일 오전 6시께부터 건물 안으로 병력 수십여명을 투입시키고 살수차 3대를 동원해 건물 옥상 등에 계속 물을 뿌렸다. 건물 옥상에는 철거민 42명이 남아 있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오전 6시40분께 경찰 병력이 들어간 컨테이너 박스를 기중기로 건물 옥상에 끌어 올리면서 진압 작전을 시작했다. 경찰은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소방 호수로 옥상에 물을 뿌렸고 철거민들은 화염병을 던지면서 격렬하게 저항했다.

오전 7시 10분. 철거민들이 옥상 밖으로 던진 화염병이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옥상에 설치돼 있던 망루에 불이 붙은 것이 시너통으로 옮겨붙은 것으로 보인다. 7시 20분께 망루가 완전히 불에 탔고 건물 옥상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1명이 불길을 피하다 옥상에서 떨어져 큰 부상을 당했고, 4명이 불에 타 숨졌다. 용산소방서 쪽은 4명이 숨졌고 부상자는 17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현재 현장에 있던 11명의 신원이 파악되지 않고 있어 부상자와 사망자가 추가로 늘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현재 부상자들은 용산 중앙대병원, 한강 성심병원, 흑석동 중앙대병원, 순천향대병원 등에서 분산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민들은 19일 새벽 5시부터 철거반원과 경찰에게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여왔다.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소속 세입 상인이라고 밝힌 철거민들은 "이곳에서 지금까지 장사를 하며 먹고 살았다"며 "강제 철거를 하기 전에 상인들의 임시 주거와 생계를 위한 임시 시장을 마련해달라"고 주장했다. 현장을 지켜봤던 김아무개(40)씨는 "경찰이 물대포를 무리하게 건물 옥상에 뿌리는 바람에 철거민들이 격렬하게 저항했고 불상사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용산 철거민 대책위 대표 인태순(47)씨는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사람이 죽었다"며 "국가에 반드시 이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현장에는 20개 중대 1600여명의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건물 옥상에는 감식반원들이 올라가 추가 부상자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충돌과정에서 옥상에 있던 철거민 26명을 연행해 조사를 벌이고 있고 경찰 쪽도 1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1신] '철거 농성' 경찰진압, 시너 터져 5명 사망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재개발지역 5층 건물 옥상에서 농성을 하던 철거민들이 경찰 진압 과정에서 시너가 폭발해 시민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벌여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경찰이 건물 철거를 위해 20일 오전 6시께부터 물대포를 쏘았고 옥상 위에 있던 30여명의 시민들은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하기 시작했다. 오전 7시께 건물 옥상 위에서 갑자기 시너가 터졌고 순식간에 건물 옥상은 화염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시민 1명은 옥상에서 떨어져 숨졌고 4명은 불에 타 숨졌다.

용산소방서 쪽은 시민 5명이 숨졌다고 밝혔고 부상자는 12명에 이르고 있다. 철거민들은 19일 새벽 5시부터 철거반원과 경찰에게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여왔다. 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소속인 이들은 이주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장해 왔다.

목격자들은 경찰이 물대포를 무리하게 건물 옥상에 뿌리는 바람에 불상사가 벌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허재현기자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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