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젊은 법관 의욕 꺾지 말라" 묘한 여운

2008. 12. 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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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나라 '촛불 소신 판사' 비판 겨냥?

"근무평정 때 눈치 보지 말라는 뜻"

이용훈 대법원장이 일선 법원장들을 상대로 '법관의 독립'을 강조하며 "젊은 법관들의 의욕과 창의성을 해치지 말라"고 주문했다.

이 대법원장은 5일 전국법원장회의 인사말을 통해 "사법의 독립은 재판의 주체인 법관 개개인의 독립을 핵심으로 한다"며 "재판하는 법관이 외부의 압력과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국민은 사법 전체를 불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법원장은 법원장들을 향해 "긴 세월 재판에 종사해 온 법원장의 눈에는 후배 법관들이 재판하는 모습이 위태해 보일 수도 있고, 재판권이 적절한 방향으로 행사되도록 이끌어야겠다는 마음이 들 수도 있다"면서도 "근무평정과 사무분담 권한을 지닌 법원장의 언행이 자칫 한계를 벗어나면 본래 의도와 달리 젊은 법관들의 의욕과 기백을 꺾고, 창의성과 자발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국의 법관은 이미 2천명을 넘어섰다. 연륜의 길고 짧음이 다르고 경험 또한 다양해 각자의 인생관과 세계관이 같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법원장의 말은 지난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이 촛불집회에 대한 소신을 밝힌 박재영 판사의 사례를 들며 "젊은 판사들이 나이와 경험이 짧아 문제되고 있다. 가르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진 것 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요즘이 근무평정을 할 때인데 법관들이 이에 대한 부담 때문에 법원장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 종종 있었다"며 "이에 대한 언급일 뿐 다른 뜻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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