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편집국장 "어청수 수상 소식에 경악했었다"
[[오마이뉴스 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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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가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대한민국 존경받는 CEO 대상'을 수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편집국 내부에 비판 여론이 들끓자 편집국장이 직접 나서 경영진에 항의하고 기자들에게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한국일보>는 촉박한 시상식 일정 때문에 계획대로 어 청장에게 상을 수여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준희 편집국장 "CEO대상에 어청수 청장, 참담한 기분"
2일 <한국일보>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1월 26일 <오마이뉴스> 보도( '촛불 진압' 어청수,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 대상'에 선정)가 나간 뒤 편집국 내부에서 "어찌된 일이냐"는 기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일이 커지자 이준희 편집국장은 경영진과 광고국에 수상자 대상 선정 경위를 확인한 뒤 내부 통신망으로 기자들에게 유감을 표하는 글을 보냈다.
이 편집국장이 보낸 글의 요지는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CEO 대상을 수상한다는 소식을 들은 뒤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겨 나도 참담한 기분"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편집국장은 또 "한국일보가 가장 의식 있는 언론으로서 이미지를 쌓아 왔는데, 이런 일로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돼서 안타깝다"며 "어이없는 일로 기자들의 사기를 꺾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어청수 청장에 대한 'CEO 대상' 시상은 <한국일보> 편집국이나 경영진에서도 몰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광고국이 외주대행사에 맡겨 일을 처리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종의 '해프닝'이라는 게 <한국일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준희 편집국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청수 청장에게 시상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게 무슨 망신스러운 일이냐'고 경악했다"며 "경영진에 이의를 제기했더니 경영진도 황당해 하더라"고 말했다.
'어청수 청장 CEO상 수상' 소식에 놀란 <한국일보> 기자들도 따로 대응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김정곤 기자협의회장은 "기자협의회 차원에서 이번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행동은 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편집국장은 "(회사측이) 신중하지 못한 일을 한 것에 대해 기자들이 내부 점검 시스템을 분명히 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요구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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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한 어청수 청장 "CEO 대상은 15만 경찰조직에 대한 격려"
한편 <한국일보>와 '대한민국 존경받는 CEO상'을 공동 주최한 '한국전문기자클럽'(회장 성락서)은 실체조차 불분명한 단체로 알려졌다. 미디어비평 웹진 <미디어스>가 확인한 결과, 한국전문기자클럽이 홈페이지에 사무실 주소로 알려놓은 '종로구 당주동 미도파빌딩 6층'에는 해당 사무실이 없었다.
<미디어스>는 또 <한국일보> 관계자의 말을 빌어 "한국일보가 수상 과정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은 채 광고비를 받고 이름만 빌려줬다"고 밝혔다.
<한국일보>가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존경받는 CEO 대상'을 수여했다는 보도가 나간 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비판 여론이 높았다. 네이버에서 'thirstydaily'라는 ID를 쓰는 한 누리꾼은 "수상자의 인생 전체를 놓고 평가할 문제가 아니라서 상을 줬다는데, 그럼 히틀러나 고문기술자 이근안도 수상이 가능하다는 거냐"고 비꼬았다.
하지만 어 청장과 경찰청은 외부의 비판에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이다. 어 창장은 2일 대전·충남지방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최근 수상한 '대한민국 CEO 행정기관부분 대상'은 15만 경찰조직에 대한 격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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