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경제전문가 '미네르바' 잠적 시사.."국가가 침묵 명령"

2008. 11. 1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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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미국 금융위기를 예측하는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미네르바'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며 '경제전문가'로 불리던 익명의 네티즌이 잠적을 시사해 관심을 끌고 있다.

미네르바는 지난 13일 '이제 마음속에서 한국을 지운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국가가 침묵을 명령했으니 침묵 해야지"라고 밝혀 더 이상의 활동을 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했다.

미네르바는 "한국에서 경제 예측을 하는 것도 불법 사유라니 입 닥치고 사는 수밖에"라며 "어릴 때부터 '조국'과 '한민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애국심을 갖고 공동체 의식 속에 살아온 것이 얼마나 가증스런 기만인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글은 15일 현재까지 2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인터넷 공간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에 미네르바는 14일 다시 '침묵은 금이다'라는 글을 남기고 자신을 찾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침묵은 금이다. 늙은이를 도와주려고도, 찾으려고도 하지 말아달라"며 "앞으로 나를 찾지 마라. 그게 나를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 경제 위기에 대해 "'상상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라는 말로 압축 될 수 있다. 그 이상은 절대 말 못 한다"며 "이제 찾지 말아달라. 내가 자초한 일이고 내가 짊어질 십자가"라고 덧붙였다.

미네르바의 잠적은 지난 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미네르바로 인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일방적으로 전달된다'는 한 의원의 지적에 수사 가능성을 제기하고, 정부의 신원파악 움직임 등 압박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네르바는 지난 7월 미국 발 서브프라임 쇼크가 한국에 옮겨올 것을 예측하고 이어 리먼 브라더스의 부도도 예상하면서 아고라에서 경제전문가로 불리며 화제가 됐다.

박준형기자 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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