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폭락 막으려 멀쩡한 배 갈아엎는 농심

2008. 11. 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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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 3대 배 생산지인 천안의 배 재배농가들이 요즘 시름에 잠겨 있습니다. 산지 배값이 폭락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멀쩡한 배를 폐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천안방송본부 이재곤 기자입니다.

<기자>

천안시 성환읍에서 배농사를 짓는 이종문씨는 풍작을 맞은 기쁨도 잠시, 시름을 걷어내지 못합니다.

잠시후면 한해동안 애써키운 배들을 모두 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에 내놔봐야 지난해의 절반값에 그쳐 비료값은 커녕 포장비도 채 안나오자, 18kg 당 8천 원을 지원받고 폐기처분을 결정했습니다.

자신의 손으로 자식같이 정성들여 키운 배들을 갈아 엎는 순간, 트랙터를 잡은 손이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 없습니다.

[이종문/천안시 성환읍 배 재배농 : 부셔버려야 다른 사람도 부수지를 못해도 한사람이라도 벌어먹고 살아야할 거 아니에요. 이렇게 하는데 모르겠습니다. 내년이면 좋아지겠죠. ]

이번에 천안에서 폐기되는 물량만해도 1,300여 톤, 7만상자가 넘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는 전국적으로 18% 나 생산량이 늘어난 때문입니다.

[전대규/천안시 원예특작팀장 : 최적의 기상조건으로 전국적으로 생산량이 증가했습니다. 자율적인 수급조절을 위하여 사회복지시설 기증 및 산지 폐기를 통하여 품질향상으로 가격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 입니다.]

공급량을 줄이지 않고는 폭락에 따른 줄도산을 막을 수 없다며, 사상 처음으로 비싼 배를 갈아엎게 됐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싼값에 배를 먹을 수 있어 좋지만, 농민들에겐 괴로운 배 풍년, 저장고조차 만원인 상태에서 배를 많이 먹어주는 것만이 해결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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