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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죄 또 합헌, 판단 이유는

파이낸셜뉴스 | 조용철 | 입력 2008.10.30 15:08

 




1953년 제정된 이후 끊임없는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간통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4번째 판단도 합헌이었다.

재판부는 "배우자 있는 자의 간통 및 상간을 처벌하는 형법 241조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성적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지 않고 있고 또 법정형이 책임과 형벌간 비례원칙 등에 위배하여 과중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종대, 이동흡, 목영준 재판관은 반대의견에서 "오늘날 성에 대한 국민 일반의 법감정이 변하고 있고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행위 모두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세계적으로도 간통죄를 폐지하는 추세이므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송두환 재판관도 "간통 및 상간행위에는 행위의 태양에 따라 죄질이 현저하게 다른 수많은 경우가 존재함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간통 및 상간행위에 대해 선택의 여지 없이 반드시 징역형으로만 응징하도록 한 것은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김희옥 재판관은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단순히 도덕적 비난에 그쳐야 할 행위 또는 비난가능성이 없거나 근소한 행위 등 국가형벌권 행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행위까지 형벌을 부과해 법치국가적 한계를 넘어 국가형벌권을 행사한 것으로 헌법불합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헌재가 간통죄에 대해 처음 합헌 결정을 내린 것은 1990년 9월10일의 일이다. 결과는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합헌.

당시 재판부는 "선량한 성도덕과 일부일처주의·혼인제도의 유지 및 가족생활의 보장을 위해서나 부부간의 성적성실의무 수호를 위해 간통행위를 규제하고 처벌하는 것은 성적자기결정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거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김양균 전 재판관은 소수의견에서 "간통의 형사처벌을 성질서 또는 성도덕이라는 가치의 보호만을 앞세워 감행한다면 자칫 '과잉처벌'의 폐단이 생겨날 우려가 있다"며 "간통죄는 사생활 은폐권이라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만큼 원칙적으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부산지법 김백영 전 판사의 위헌제청 사건이 있었지만 헌재는 1990년 결정과 마찬가지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당시 '간통죄가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은 제기됐었지만 현직 법관의 위헌제청은 처음이었기에 파장이 대단했었다.

헌재가 간통죄를 놓고 다시 진지하게 고민한 것은 2000∼2001년의 일이다. '간통죄는 위헌'이라며 재차 접수된 헌법소원 사건에서 헌재는 2001년 10월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또다시 합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간통죄 규정은 선량한 성도덕과 일부일처주의 혼인제도의 유지, 가족생활의 보장 및 부부쌍방의 성적성실의무의 확보를 위해, 그리고 간통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사회적 해악의 사전예방을 위해 필요한 법률"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간통죄는 세계적으로 폐지추세에 있으며, 개인 사생활 영역에 속하는 내밀한 성적문제에 법이 개입함은 부적절하고, 협박이나 위자료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가정이나 여성보호를 위한 실효성도 의문"이라며 입법자에게 간통죄 폐지여부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요구했다.

이때 '유일한 반대자'였던 권성 전 재판관의 소수의견은 간통죄 폐지론자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됐다.

권 전 재판관은 "간통죄 처벌은 원래가 유부녀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으므로 간통죄의 핵심은 유부녀의 간통에 대한 처벌에 있고 따라서 그 위헌여부의 논의도 유부녀의 간통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부녀의 간통은 윤리적 비난과 도덕적 회오의 대상이지 범죄가 아니며 간통에 대한 형사처벌은 이미 애정과 신의가 깨진 상대 배우자만을 사랑하도록 국가가 강제하는 것이 되는데 이것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박탈해 성적인 예속을 강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yccho@fnnews.com조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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