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진보성향 진행자 및 프로그램에 거침없는 칼날

2008. 10. 30.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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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조은별 기자]

KBS가 가을개편에서 진보성향 프로그램 및 진행자에 대해 거침없이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29일 KBS가 제 597차 정기이사회에 보고한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개편안에 따르면 토요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되던 1TV '미디어포커스'는 '미디어비평'으로 이름을 바꿔 금요일 오후 11시 30분에 방송된다. 또 2TV '시사투나잇'은 '시사터치오늘'로 명칭을 바꾸며 기존에 방송되던 0시보다 15분 늦은 0시 15분부터 45분까지 방송하는 것으로 존치시켰다.

두 프로그램은 이른바 조중동으로 불리는 보수언론과 현정부에 비판적인 시각을 내세워 왔다. 이 때문에 이병순 사장은 지난 8월 취임사에서 "대내외적으로 비판받아온 프로그램의 존폐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래 두 프로그램의 폐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BS는 이번 가을 개편에서 진보적 인사로 분류되어 온 진행자들을 하차시켜 논란이 예상된다.

KBS는 지난 2004년부터 1TV '심야토론'을 진행해 온 정관용 씨를 프로그램에서 하차시켰다. 정씨는 '심야토론' 외에도 1라디오 '열린 토론'의 마이크를 놓을 예정이다. 또 가수 윤도현 역시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와 2FM '윤도현의 뮤직쇼'에서 물러난다.

정씨는 진보성향의 미디어 '프레시안'의 이사를 역임해 보수언론으로부터 '공영방송 진행자의 자질문제'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윤씨 역시 지난 5월 미국산 쇠고기 반대집회에 참석해 현정부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KBS가 보수언론의 요구를 수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그러나 KBS 측은 정씨와 윤씨의 하차에 대해 "KBS는 올해 막대한 규모의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출연료가 비싼 외부 MC의 기용을 자제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두 사람의 하차에 정치적 판단 운운하는 것은 심각한 사실왜곡이다"고 해명했다.

KBS에 따르면 향후 외부 MC들을 자체 PD및 기자, 아나운서 등으로 대체할 것이며 윤씨와 정씨의 하차는 이들 중 한부분에 불과하다는 것.

하지만 최근 시점에서 진보성향인사로 분류되어 온 두 사람이 같은 날 하차가 결정된 것에는 다른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윤씨 측이 29일 배포한 공식보도자료에서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지속적으로 윤도현의 하차를 요구해온 일부 언론, 그리고 네티즌들의 인신 공격성 발언으로 받은 윤도현과 가족들의 상처 등 복합적 요인으로 가을 개편을 앞두고 MC직을 고사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해 정치적인 압박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두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간신히 연락이 닿은 '러브레터'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뭐라 할 말이 없다. 2-3일 후 공식입장을 취하겠다"고 전했다.

사측의 최근 결정에 KBS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BS는 최근 중정이 주도한 동아일보 기자해임 건을 뉴스광장에 한줄짜리 단신으로 보도하는 등 정부비판 기사를 9시 뉴스에서 배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의 한 관계자는 "이병순 호의 관영방송 지향은 이미 대통령 주례방송을 결정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사측의 행태를 비난했다.

mulgae@cbs.co.kr

간판 바꾼 '미포'-'시사투나잇' 대대적 성격 변화 예고

KBS 11월 3일부터 대통령 주례방송 격주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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