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가보안법 혐의 통일단체 압수수색

2008. 9. 2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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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박준영 기자]

27일 새벽 6시30분부터 시작된 국정원의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사무실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이 네시간여가 지난 오전 11시40분 경 완료되었다.

도망치듯 빠져나간 국정원 직원들

미니버스 3대, 승용차 3대 등에 나눠타온 온 국정원 직원들은 탑차 5톤 분량의 압수물품을 회수했다.

새벽 6시30분경 서울 성북구 삼선동 소재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사무실에 들이닥친 국정원 관계자들은 2층 실천연대 사무실을 허가 없이 무단으로 침입,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은 해당 사무실 관계자들의 참관이 있어야 가능하나 2층 사무실 압수수색 당시 참관인이 없어 불법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실천연대 관계자들이 참관을 요구했으나 국정원측이 묵살했을 뿐만 아니라 한 관계자는 "문을 잠그고 압수수색할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2층 실천연대 사무실에서 국정원은 컴퓨터 본체, 서적, 자료 등 511개 품목을 압수했다. 3층(6.15tv, 6.15학원, 6.15출판사, 서울실천연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참관했던 김상규 6.15tv PD는 압수수색 당시 과잉, 불법 행위가 많았다며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수색 당시 컴퓨터 한 대가 켜져 있었는데 국정원 관계자들이 압수 중 부주의로 컴퓨터 전원을 껐음에도 김상규 PD에게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며 증거인멸죄를 덧씌우려 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장재산권은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어 사진촬영을 하려 했으나 국정원 관계자들이 강하게 반발, 사진촬영을 막았다고 전했다.

김 PD는 압수수색 물품을 일일이 확인하고 사인을 해야 함에도 국정원 관계자들은 물품들을 박스에 포장한 뒤 확인을 요청해 무엇이 압수되었는지도 알지 못하고 압수목록표를 보고서야 확인, "불법, 과잉 압수수색에 대한 항의로 사인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특히 "압수물품에는 '장금이의 꿈'이라는 어린이용 DVD 등도 포함되어 있다"면서 과잉 수색에 대해 법적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압수수색 동안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발이 묶여 있던 실천연대 관계자들은 압수수색을 마치고 사무실을 빠져나오는 국정원 관계자들에게 "얼마나 부당하고 불법적인 압수수색을 했길래 도둑 몰래 빠져나오듯 도망가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전국 사무실, 자택 24곳 압수수색, 7명 연행

실천연대 관계자들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번 실천연대 압수수색과 연행이 전국적으로 전격적으로 일어났다면서 전국 24곳의 사무실과 개인 자택에 압수수색이 있었으며 7명의 실천연대 관계자들이 연행됐다고 밝혔다.

압수수색된 사무실은 중앙 실천연대, 서울 실천연대, 부산 실천연대, 광주 실천연대, 경기 실천연대, 제주 실천연대, 6.15TV, 6.15학원, 6.15출판사, 가극단 미래 등이며 개인 자택은 김승교 공동대표, 천승훈 서울 실천연대 상임대표(직장도 포함), 최한욱 집행위원장, 강진구 전 집행위원장, 문경환 정책위원장, 김자경 사무국장, 안준용 부산실천연대 사무국장, 오경만 광주실천연대 사무국장, 윤철신 6.15tv PD, 서현규 가극단 미래 대표, 하기연 실천연대 산하 문화위원회 예술기획국장, 곽동기 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위원, 김영란 6.15학원 교무부장 등이다.

이 중 최한욱 집행위원장, 강진구 전 집행위원장, 문경환 정책위원장, 곽동기 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위원, 김영란 6.15학원 교무부장, 김성일 사무국원, 오경만 광주실천연대 사무국장이 연행되었다.

영장고지도 없는 막무가내 연행

실천연대 사무실 및 간부들에 대한 전격적이고 대대적인 이번 압수수색은 영장고지도 제대로 하지 않아 불법 연행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곽동기 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원 자택에 대해 국정원측은 소속도 밝히지 않은 채 "1층 사무실에서 왔다"며 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 문을 열어주자 20여 명의 직원들이 우르르 집에 들이닥쳐 영장고지도 없이 곽 연구원을 연행했다.

곽 연구원의 부인은 영장은 보지도 못했다면서 "국정원 직원들이 나중에 우편으로 보내주겠다고 말하고 남편이 연행된 한참 후에 전화로 영장 내용을 불러줬다"고 말해 불법연행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또한 최한욱 집행위원장의 자택에 들이닥친 국정원 관계자들은 특별한 물품들이 나오지 않자 냉장고와 속옷 옷장까지 뒤지는 등 과잉수색을 벌여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실천연대에 대한 수사는6·15에 대한 불인정

실천연대는 낮 12시10분 경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국정원 수사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혔다.

김승교 실천연대 공동대표는 자신도 새벽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면서 "이명박 정부 들어서고 나서 많이 달라지겠지, 통일단체에 대한 탄압이 있겠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면서 "전격 대규모 수색으로 7명을 연행해 간 것은 납득하기도 어렵고 너무나 통탄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수사는 "6·15에 대한 불인정"이라고 규정했다.

김승교 공동대표는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는 2000년 6·15공동선언 발표 이후 공동선언 조항들을 민간에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 해 10월에 결성된 통일단체로 지난 8년간 아무 탈 없이 잘 활동해 오던 통일단체"라면서 "이것은 통일운동단체에 대한 탄압의 서곡"이라며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규탄했다.

실천연대는 대책위를 구성, 사회각계 단체들과 함께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행자들은 단식과 묵비권을 행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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