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부대'까지 수사한다고?..카페운영자 등 소환 "불응땐 영장"
ㆍ"풍선달고 부부동반 조직적 선동" 황당
경찰이 촛불집회 당시 유모차를 끌고 나와 주목받은 '유모차부대' 주부들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유모차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다음 카페 '유모차부대' 운영진 정모씨(33·여)와 양모씨(35·여) 등 3명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카페 회원 유모씨(37·여)는 조사를 마쳤고, 운영진 2명에 대해서는 출석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유모차로 물대포차 진로를 막은 혐의, 정씨와 양씨는 유모차를 동원한 여성들의 집회 참여를 주도한 혐의(집시법·일반교통법 위반)를 받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현장을 촬영한 채증사진과 동영상 등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며 "아이를 키우는 아줌마들이 매일 나온 점, 풍선·팸플릿·깃발을 미리 준비한 점, 사전공지를 통해 부부동반으로 나온 점 등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진행 상황에 따라 다른 회원들과 남편들의 가담 여부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정씨와 양씨는 경찰이 출석을 통보한 19일 소환에 불응했다. 경찰 관계자는 "3차까지 출두를 요구하겠지만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씨는 이날 "경찰이 다자고짜 찾아와 19일 경찰서로 나오라고 해서 정식소환 요구인지 몰랐다"며 "나는 23일, 양씨는 24일 출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18일 오후 성남시 분당에 있는 정씨의 집을 방문, 정씨를 상대로 6월28일 촛불시위때 채증한 유모차 부대 사진 3장을 보여주며 본인 여부를 확인했다. 경찰은 특히 유모차 부대가 촛불시위에 들고 나온 노란 풍선 구입 경위를 캐물었다고 정씨는 전했다.
정씨는 "경찰에게 혐의가 뭐냐고 물으니 '아줌마들을 선동한 혐의'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남편의 근무지와 근무 기간, 직급까지 물어봐 황당했다"고 말했다. 전화로 출석을 요구받은 양씨는 "세 아이 엄마인 내가 촛불집회에 나선 이유는 깨끗한 먹을거리와 바른 교육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모차 부대 회원들은 "아이들의 먹을거리가 걱정돼 나온 주부들을 처벌하겠다는 것은 기가 막힌 일"이라며 반발했다. 이들은 긴급 온라인 회의 끝에 22일 오전 11시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한 회원은 "경찰이 위협수사를 통해 주부들이 더이상 촛불을 들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병한·유희진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 맞춤인재 구인구직 '9988 경력채용 한마당' -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도움 호소했던 영양군수 “주민 ‘대성통곡’에도 헬기 지원조차 되지 않았다”
- ‘칠불사 회동’ 조사하는 검찰…명태균 수사팀 칼 날, 김건희 겨누나
- [경제뭔데]이준기 9억, 유연석 70억까지···연예인이 국세청 세금 추징당하는 이유는?
- 정당해산, 의원 총사퇴, 줄탄핵···늦어진 대통령 탄핵 선고에 과격해진 정치권
- ‘날달걀 투척부터 뺑소니까지’…광장균 그가 집회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 옥중 ‘응원 떡’까지 돌린 김용현···‘탄반 집회’에는 “끝까지 투쟁” 서신 보내
- 최상목, ‘환율 오르면 이익’ 미 국채 투자 논란…민주당 “언제 샀는지 밝혀라”
- 민주당, ‘이재명 산불 방화’ 가짜뉴스 유포 16명 고발…‘음모론’ 전한길엔 경고
- 민주당, 검찰 문재인 소환에 “아직 정신 못 차려…윤석열 정권 최후 발악”
- “천사 같다” 칭찬받아도 현장 떠나는 복지사들 [사회복지노동자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