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男 대낮에 동해시청 난입 女공무원 살해(종합2보)
"세상이 싫어 범행을 저질렀다"..묻지마 살인13년 근무한 女공무원 어이없는 희생(동해=연합뉴스) 유형재 이재현 기자 = 세상에 불만을 품은 30대 남자가 대낮에 관공서 민원실에 난입해 아무런 이유없이 여성 공무원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무엇보다 사건 직후 경찰에 붙잡힌 살해범 최모(36) 씨는 "세상 살기가 싫어 아무런 이유없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 발생 = 일반 주민의 출입이 잦은 관공서 민원실에 난입해 공무원을 상대로 한 묻지마 살인 사건이 벌어진 것은 22일 오후 1시 10분께.
이 시각 최 씨는 동해시 천곡동 동해시청 민원실에 침입해 아무런 이유 없이 민원실 내 고객봉사과 소속 남모(37.여.기능 9급) 씨를 흉기로 4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최 씨는 이 보다 앞서 민원데스크에 앉아 있던 또 다른 공무원 이모(38.여.7급) 씨에게 먼저 흉기를 휘둘러 팔 부위 등을 다치게 한 후 뒤쪽으로 들어가 남 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시청 민원실 내 토지관리팀에는 숨진 남 씨를 비롯한 공무원 3명이 업무를 보고 있었으며, 최 씨가 민원실 문을 열고 들어 오자마자 "여기 있는 사람이 공무원들이냐"고 말한 뒤 다짜고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최 씨는 민원실 문을 나서다 시청 직원 등에 의해 붙잡혀 경찰에 인계됐다.또 남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고 이 씨는 동해시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참혹한 현장 = 끔찍한 살인 사건이 난 동해시청 민원봉사과는 12개 분야의 각 민원팀이 낮은 칸막이로 나눠져 있었으며 사고를 당한 남 씨는 출입구에서 3번째인 토지관리팀에서 근무하다 변을 당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한 공무원 차모(49) 씨는 "점심식사를 마치고 업무를 보던 중 민원데스크 뒤쪽으로 들어온 범인이 신문지에 싼 흉기로 숨진 남 씨의 머리와 가슴을 찔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오후 업무를 보던 중 갑자기 부동산 관련 민원데스크 쪽에서 '왜 이러세요'라는 말과 함께 비명 소리가 들렸다"며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어서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는 청사 내 1층 민원실에는 점심시간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공무원 등 50여 명이 있었으나 워낙 순식간에 사건이 벌어진 탓에 동료 공무원들 조차 손 쓸 겨를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 =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동해경찰서는 '세상이 싫다'는 이유로 동해시청 1층 민원실에 난입해 여성 공무원 1명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또 다른 여성 공무원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 등)로 최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최 씨는 경찰에서 "세상 살기가 싫었고 어떻게든 교도소에 가기 위해 아무런 이유없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범행을 위해 관공서로 난입한 이유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큰 건물이 보여서 들어갔다"고 말한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최 씨가 "세상이 싫어져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는데다 신문지에 흉기를 감싼 채 관공서에 침입한 점 등으로 미뤄 일명 '묻지마 살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최 씨는 2년 전인 2006년 11월께 부산시 모 전자제품 대리점에 아무런 이유 없이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지른 혐의(일반건조물 방화)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는 등 이른바 '묻지마 범행'의 전력이 더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숨진 남 씨는 1995년 2월 지방사무원 10급으로 채용된 뒤 13년 간 공직생활을 해왔으며, 현재 동해시 공무원으로 일하는 남편(40)과의 슬하에 1남 1녀의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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