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 50代 피격 사망] "성품볼 때 혼자 군사지역 들어간다는 건 상상 안돼"

2008. 7. 1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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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중 피살당한 박왕자(50·여)씨의 이웃들은 뜻밖의 충격적인 소식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씨와 함께 금강산행에 나섰던 관광객들도 "같이 돌아왔어야 했는데"라며 박씨의 죽음을 애통해했다.

11일 서울 상계동 박씨의 집 주변 이웃들은 소식을 듣고 놀라움과 슬픔에 어쩔 줄 몰라했다. 박씨는 20년 전부터 상계동에 살아 이웃들과 친분이 두터웠다고 한다.

아파트 단지 부녀회장으로 박씨와 절친했다는 채명순(51)씨는 "매우 얌전하고 착한 사람이었다"면서 "경찰이었던 남편 월급을 한푼 두푼 모아 절약하고 저축하는 게 삶의 낙이었던 사람"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채씨는 "박씨의 평소 성품으로는 혼자 북한군 지대에 들어간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었다.

옆집에 사는 이정임(73)씨도 "공손하고 예의가 발라 동네 어르신들로부터도 평판이 좋았다"며 "가족끼리도 항상 화목한 모습이었다"고 박씨를 회상했다. 아파트 관리원인 한학수씨는 "박씨가 오랜만에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며 들뜬 표정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박씨의 일행인 박명례씨는 "아침 5시10분쯤 일어나 보니 박씨가 보이지 않아 해돋이 구경을 나간 줄 알았다"며 "아침식사 때도 돌아오지 않기에 7시부터 박씨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아 7시30분쯤 현대아산에 알렸고, 9시10분쯤 박씨가 숨졌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금강산 관광에 동행했던 다른 관광객들도 박씨의 죽음에 '너무 무서운 일'이라며 '충격적'이라는 반응이었다.

최영숙(47)씨는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을 몰랐는데 생각할수록 끔찍하고 무섭다 "며 "이제 어떻게 금강산에 갈 수 있겠냐"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또 김은실(39)씨는 "박씨가 9일 오전 출발시간에 늦어 올림픽대로 중간에서 버스를 만나 합류했는데 출발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던 게 아닌가 싶다"며 "같이 갔다가 같이 오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씨의 시신은 이날 오후 1시쯤 남북출입국사무소를 통해 속초병원으로 옮겨져 간단한 검안을 거쳤다. 경찰은 박씨의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이날 밤 시신을 서울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이송한 뒤 가족들이 입회한 가운데 부검을 실시했다.

양지선 권지혜 기자 dyb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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