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 MBC 정면 대치..노조 "PD수첩 수사 언론탄압" 규탄
ㆍ검찰은 언론통해 압박 … 갈등 고조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수사를 놓고 검찰과 MBC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검찰은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이례적으로 'PD수첩' 보도의 문제점을 집중부각시키며 MBC측에 수사협조를 압박하고 있고 MBC는 언론탄압이라며 항의 집회 등으로 강력히 맞서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PD수첩 전담수사팀'은 지난 4월29일 방영된 'PD수첩'의 영상물을 분석한 뒤 오역이나 왜곡보도로 해석될 만한 부분 5~6곳을 찾아냈다. 하지만 영상물의 원본이 있어야 정확한 문맥이나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고 보고 MBC에 자료제출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MBC의 비협조로 수사에 '암초'를 만나게 된 검찰은 '여론전'을 통해 자료제출을 압박하는 쪽으로 우회하고 있다. 정례 브리핑을 통해 'PD수첩' 보도내용 중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거론하면서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지난 7일에는 인간 광우병 논란을 야기했던 미국인 아레스 빈슨의 어머니를 상대로 'PD수첩'이 유도성 인터뷰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수사가 진행되지도 않은 상황인데도 "'PD수첩' 제작진의 명예훼손 혐의가 성립 안된다고 볼 수 없다"며 사법처리를 단정하는 언급도 했다. 검찰은 최악의 경우 MBC를 압수수색할 수 있다는 뜻도 비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8일 "보도를 제대로 했다면 자료제출을 안 할 이유가 없다"면서 "언론사여서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식의 특권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MBC의 대응도 강해지고 있다. 전국언론노조와 MBC 노조원 600여명은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집회를 갖고 "검찰은 정권 경호용 표적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규탄결의문을 통해 "한·미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과 미국 도축 시스템의 허점을 지적한 정책비판 프로그램을 수사하는 것은 검찰이 신공안정국에 협력해 정권에 빌붙으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지난 7일에는 15년 만에 MBC PD들의 긴급총회가 열렸다. 긴급총회 후 MBC PD협회(회장 김영희)는 "현재 진행되는 검찰수사는 언론의 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PD수첩' 방송 뒤 정부는 협상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대통령까지 나서 대국민 사과를 했으나 이제 국민적 비난을 모면하고 국면전환을 위해 'PD수첩'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PD수첩' 제작진인 오동운 PD는 "100점짜리 번역이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의도적으로 방송을 왜곡하려 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조현철·박홍두기자 cho197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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