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유통 현장 가보니.. 업체들 "소문날라" 쉬쉬 낮은 가격에 찾는 발길도

2008. 7. 1. 20: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나왔다. 비록 시범판매였지만 낮은 가격 때문인지 찾는 사람이 제법 있었다. 하지만 국내 쇠고기 유통업체가 밀집한 서울 마장동 축산물 시장은 미국산 쇠고기를 다룬다는 소문이 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미국산 쇠고기가 시범 판매된 1일 서울 시흥동 에이미트 본사 직영 정육점에서는 진열된 쇠고기 200㎏ 중 절반 이상이 팔려나갔다. 국무총리실은 한승수 총리 지시로 쇠고기 12㎏을 구매했다. 에이미트 박창규 대표는 "부채살과 알등심, 진갈비살 등을 판매했는데 100g당 각각 1500원, 2300원, 2500원이었다"며 "주변 아파트촌 주부와 식당 관계자들이 일부 다녀갔고 언론사 기자들도 많이 구입했다"고 전했다. 에이미트 시범 판매로 다른 업체 판매도 시간문제가 됐다. 이들은 반응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 아래 수입 쇠고기를 조금씩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장동 축산물 시장 상인들은 여전히 미국산 쇠고기라는 말 자체에 손사래를 쳤다. '고기가 맛있는 집' 이영자(46) 사장은 "호주산 쇠고기도 잘 안 팔리는데 미국산 쇠고기를 들여놓겠느냐"며 "수입업체에 주문을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수입육 도매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A업체 관계자는 "일부에만 물건(미국산 쇠고기)이 풀렸을 뿐 이곳(마장동)은 아직 소식이 없다"고 전했다.

대신 업체들은 "옆집에서는 미국산을 파니 그리로 가보라"고 서로 떠넘기기 일쑤였다. 혹시나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반대하는 불똥이 자신들에게 떨어질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B업체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 파문 이후 매출이 60∼70%가 떨어졌다"며 "동네 정육점은 더 심각해 매출이 70∼80%까지 떨어진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미국산 쇠고기를 찾는 고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C통상은 몇몇 고객으로부터 "미국산 쇠고기가 있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C통상 관계자는 "미국산을 찾긴 찾는데 소규모 식당 등에서 쉬쉬하면서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가격과 마진 때문이다. 호주산 쇠고기의 경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이후 공급가격이 20∼30%나 올랐다. D업체 관계자는 "미국산이 시중에 풀리면 쇠고기 공급 단가가 안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윤경 기자 rosa@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