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촛불시위 '격렬 충돌' 원인은

2008. 6. 2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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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에 반대하는 주말 촛불시위에서 어느 때보다도 격렬한 충돌이 발생한 것은 경찰의 `강경진압' 선회와 일부 시위대의 과격행동 가중 등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불가피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6.10 촛불대행진' 이후 최대 인파인 1만8천여명(경찰 추산)이 모인 28∼29일 촛불시위에서는 처음부터 물대포ㆍ투석전이 벌어진 데 이어 곤봉과 쇠파이프가 곳곳에서 어지럽게 춤을 추는 등 심각한 폭력 양상을 나타냈다.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 고시' 강행이 국민을 자극한 근본 원인이기는 하지만 시위현장의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것은 경찰의 진압 태도 변화라는 지적이 우선 나오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이 처음부터 물대포를 강하게 쏘고 시위대를 향해 먼저 돌멩이와 쇠붙이 등을 던지며 우리를 자극했다"고 전했다.

일반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이른바 `인내 기조'를 강조했던 경찰이 이날 시위에서는 거리행진이 시작되자마자 쉴새없이 물대포를 뿜었고 곤봉을 휘두르며 저항하지 않는 시민들까지 마구 때렸다는 게 시위 참가자들의 주장이다.

심지어 바닥에 쓰러진 20대 여성을 집단으로 발로 밟는 등 마치 1980년대를 연상케 하는 과잉진압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의경뿐 아니라 이들을 관리 감독하는 부대 지휘관들마저 확성기로 "그냥 짓밟아버려"라고 외치는 등 이성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등은 경찰의 `인내 기조'가 공허한 말에 그치면서 시위대도 갈수록 시위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어 충돌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평화시위' 원칙을 잊고 먼저 경찰을 공격하거나 무리한 행동을 하는 일부 과격시위자들의 존재가 사태를 악화시킨 주범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지난 8일 시위에서 처음으로 쇠파이프와 망치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비폭력"을 외치는 시민들의 강한 의지로 곧바로 가라앉을 기미를 보였으나 지난주 쇠고기 고시 강행 이후 "비폭력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여론이 힘을 받으면서 다시 과격시위대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28일 밤에도 쇠파이프를 든 시위자가 40여명이나 목격됐고 쇠파이프에 머리를 맞은 이모 상경이 두개골 함몰로 응급실에 실려가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밖에 각목, 차벽을 허물기 위한 밧줄, 까나리액젓을 담은 물총, 쇠구슬을 쏘는 새총 등의 각종 공격도구가 매일 새로 등장하고 있고 그 숫자도 늘고 있어 단순한 평화 거리행진 때의 대응 방식으로만 일관할 수 없다는 게 경찰의 주장이다.

시위대의 중심 세력이 중고생과 가족.연인 단위 참가자 등 일반 시민에서 노동계와 사회.시민단체 회원, 대학생 등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도 시위 과격화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은 이날 시위 참가자 1만8천여명 중 일반시민과 중고생은 3천여명에 그쳤고 나머지는 노동단체 조합원 3천여명, 진보계열 사회단체 회원 2천여명, 전교조 조합원 2천500여명, 대학생 2천500여명, 정당 소속 1천여명 등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경찰은 시위대가 미리 준비한 고무호스를 소화전에 연결해 경찰에 물대포 `맞불'을 놓는 등 일반 시민들로서는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전문적인 시위 양상을 보였던 것도 노조나 사회단체가 영향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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