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3일째, 4시 대학로-7시 시청앞 집결김밥에 생수, 오이까지, 지원 사격 쇄도

2008. 6. 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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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기자] 취재 - 최경준 안홍기 이경태 / 총괄 이병선 장윤선사진 취재 : 권우성 남소연 유성호 기자동영상 취재 : 김윤상 김호중 문경미 박정호 엄수용 / 총괄 이종호 기자편집 - 박수원 이준호 박순옥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 72시간 연속 촛불시위 3일째인 7일 오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문화연대 주최의 음악공연이 열리고 있다. 인디밴드 '룩 앤 리슨'의 공연장면.

ⓒ 안홍기

서울광장은 콘서트장?

문화연대 공연일정 1시 30분 룩앤리슨 2시 지민주 2시 30분 노래공장 3시 노래를 찾는 사람들 3시 30분 스윙댄스 4시 엉들꽃, DJ 안과장 4시 30분 꽃다지 5시 킹스폰루디스카 5시 30분 허클베리핀 진보신당 칼라TV 공연일정 오후 2시 '마태오' 오후 3시 '낮은 2회' 오후 4시 '처절한 기타맨'

7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세종로사거리에서 시작된 연좌농성이 오후까지 계속되고 있다. 현재 날씨는 섭씨 23도를 유지하고 있다. 연좌농성단에 참여한 시민들은 신문지로 햇빛가리개를 만들어 쓰고 있으며, 주변을 통행하는 차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횡단보도 놀이'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2박3일째 이어지는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가운데 7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은 콘서트 무대로 변모하고 있다. 문화연대와 진보신당 칼라TV 주최의 음악회가 동시에 펼쳐지고 있는 것. 현재 서울시청 잔디광장 주변은 천막으로 둘러쳐져 있고 잔디밭 동쪽에는 칼라TV 주최의 공연이, 서쪽에는 문화연대 주최의 공연이 시작됐다. 각 공연장마다 수백명의 시민들이 자유롭게 앉아 이들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 72시간 연속 촛불시위 3일째인 7일 오후 서울 시청 앞에 형형색색의 텐트가 쳐졌다.

ⓒ 안홍기

[57신 : 7일 낮 12시 30분]

'72시간 촛불' 3일째, 4시 대학로-7시 시청앞 집결

이명박 정부 오만과 독선 심판 한 목소리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반대 72시간 연속 릴레이 촛불문화제'가 2박3일째 열리고 있는 7일 낮 12시 30분 현재 서울 시청앞 잔디광장에서는 시민과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여유있는 표정으로 오후 촛불문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등이 친 텐트와 시민들이 직접 준비한 텐트 등에서 휴식을 취하며 행사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전날 발생한 '특수임무 수행자회' 관계자들의 폭력에 항의하며 어청수 경찰청장 면담을 요구했다. 오후 2시에는 전국농민회여성총연맹 회원들이 서울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날 오후 4시부터는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가 주관하는 촛불행진이 벌어질 예정이다. 대책회의 측은 이 자리에서 약 30분간 간략한 집회를 열고 곧바로 행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행진에 이어 저녁 7시부터는 서울 시청앞 잔디광장에서 촛불문화제와 촛불행진을 연다. 박원석 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시민들이 집에도 가지 않은 채 텐트를 치고 촛불행진에 동참하고 있다"며 "오이와 김밥, 생수 등 지원사격도 만만치 않다"고 상황을 전했다. 박 실장은 "촛불행진에 참여하는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의 독선과 오만에 심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저녁 또 얼마만큼의 시민들이 모여들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열정만으로도 충분히 국민은 승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 끊었어, <경향> 구독해야지..."

40대 아저씨들의 '국밥집 토크'

<오마이뉴스> 안홍기 기자는 7일 낮 12시 30분경 서울시청 근처 무교동의 한 국밥집에 허기를 달래러 들어갔다. 밥을 시키고 앉았는데, 옆 테이블에 앉은 40대 아저씨들의 얘기가 자못 진지하고 들어볼 만했다. 차림을 보니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아닌 듯했고, 실례를 감수하고 '국밥집 토크'를 실시한 현장 중계한다.

아저씨A "'잃어버린 10년' 얘기하다 진짜 10년 잃어 버리게 생겼다. 10년이 뭐냐?"

아저씨B "'조중동'이 지금은 미국 쇠고기 괜찮다고 하고 있잖아. 그런데 노무현 때는 안 된다고 절대 들어오면 안 된다고 했다고. 미국산 쇠고기에서 뼛조각 나오니까 정부 무능력하다고 그랬다니까."

아저씨A "옛날부터 그랬어 전두환이 때부터. 기자들이 속이 없어. 사주 눈치 보느라 전전긍긍하잖아. 나도 이번에 <조선일보> 끊었어. <경향신문> 구독하는 방법 알아보라고 했어."

아저씨B "올 때 보니까 천막 앞에서 하던데, 밥 먹고 대운하 반대 서명이나 하러 가야겠다."

아저씨A "있는 놈들만 잘 살게 된다 이거여. 인수위때부터 알아봤지. 오렌지와 쇠고기만 문제가 아니라는 거지. 내 말은…."

아저씨B "열받네. 아줌마, 여기 소주 한병 더 줘요."

아저씨들의 대화에 애먼 술병만 쌓여갔다.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 72시간 연속 촛불시위 3일째인 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사거리를 둘러가는 사각형 횡단보도를 빙 두르며 '준법시위'를 하고 있는 시위대.

ⓒ 안홍기

미국산쇠고기 수입 전면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농성 세째날인 7일 새벽 세종로네거리에서 밤샘농성을 벌인 여학생들이 사진촬영을 하는 경찰을 향해 물총을 쏘고 있다.

ⓒ 권우성

[56신 : 7일 오전 10시 50분]

세종로사거리에서 횡단보도놀이~

7일 오전 7시 30분부터 서울 광화문 세종로사거리에 진을 치고 시작된 연좌농성은 오전 10시 50분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약 20여 명의 연좌농성단은 양손에 '이명박 대통령 반대' 피켓과 태극기 등을 들고 광화문 일대를 지나는 차량을 향해 높이 흔들었다. 지나가는 차량들이 간혹 '월드컵 응원 경적'을 울려주면 이들은 "와!"하는 탄성을 지르며 환호하기도 했다. 이들 주변에는 세종로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초록불이 켜지면 왔다갔다 건너는 '횡단보도 놀이'가 다시 시작됐다. 이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초록불 준법시위'를 벌이고 있다. 벌써 이틀째 밤샘 시위로 지쳤을 법한 이들은 여전히 힘든 기색없이 '횡단보도 놀이'를 하고 있다.

"대통령, 자존심 때문에 잘못했단 말 못하는 거여"

즉석토론 나선 노인들... 촌철살인에 인기

할아버지A "대운하 파서 배가 다니면 낙동강부터 한강까지 다 오염되는 거여."

할머니 "이명박이를 끌어내려야 우리가 살아."

할아버지B "이명박이도 자존심 있는데 잘못했단 말 못하는 거여."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가 다소 소강 상태에 빠진 7일 오전 11시 진보신당 천막 앞에서는 고령의 노인들이 이명박정부를 성토하는 즉석 토론회가 열렸다. 말이 토론회지, 구한말 저잣거리에서 신문고를 울리며 '자유발언'을 하던 것과 일맥상통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 할아버지는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부시 미 대통령에게 발목이 잡혔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암만 네네 거려도 국민이 반대하면 그만"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한 할머니는 "이명박이를 끌어내려야 우리가 산다"며 "당장 끌어내려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다른 할아버지는 "이명박 대통령은 왜 본인 잘못은 탓하지 않고 밑에 있는 사람들만 자르냐"며 "본인이 미국에서 도장 찍어 왔으면서 누구더러 책임을 지라는 것이냐"고 개탄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할아버지는 '대운하-수돗물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대운하 파서 배가 다니면 낙동강부터 한강까지 다 오염된다"며 "수돗물을 못 먹게 되면 그때 민영화를 할 거고, 1원 하던 수돗물이 10원 해도 우리 국민들은 그걸 사먹을 수밖에 없다"고 설파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할아버지는 "민영화하면 결국 이명박 대통령과 친한 재벌들만 돈을 번다"며 "지금 정국은 미친 소만 문제가 아닌 총체적 대한민국 살림"이라고 걱정했다.

7일 낮 12시 23분 현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벌어진 즉석 토론회에서 진보신당 관계자들은 돗자리를 깔아주며 "앉아서 하시라, 커피도 타드리겠다"고 나서 노인들의 촌철살인 성토대회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 72시간 연속 촛불시위 3일째인 7일 오전 서울 시청 앞 광장을 찾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 시민들의 요구를 듣고 있다. 이 시민은 "정치권은 정치권 대로 국회에서 미국 쇠고기 해법을 열심히 찾아야 한다"고 강력 요구했다.

ⓒ 안홍기

[55신 : 7일 오전 9시 40분]

시청광장 나타난 손학규 민주당 대표

"차려 놓은 밥상도 못 먹나" 시민들 핀잔

7일 오전 8시 50분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시청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손 대표는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싶지만 다른 의원들과 달리 당 대표까지 나와서 참여하는 것이 조심스럽고 또 시민들의 의도를 변질 시킬까 봐 힘들다"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국회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이미 대통령이 재협상은 없다고 밝힌 이상 야당이 국회로 들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라며 "이 대통령이 인적 쇄신을 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눈 가리고 아웅해서는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다. 대통령 자신이 재협상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밝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들은 손 대표에게 몰려와 "현재 정치권이 시민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을 올려놓으려는 것 같다"라며 18대 국회에 등원해 제도로 시민들의 움직임을 뒷받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차려 놓은 밥상도 못 먹지 않느냐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안 그래도 야당이 배후조정했다거나 편승했다라는 이야기가 나올까 우려스러웠지만 얼굴을 가리고 나올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당황해 했다.

이후 손 대표는 시민들에게 열심히 하겠다며 악수를 나누고 시청 광장을 떠났다.

"MB 토크 플레이 러브"

광화문에 남아있는 지난 밤의 흔적

7일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정리한 이명박 대통령의 10가지 업적

ⓒ 이경태

광화문 버스 정류장 곳곳에는 지난 밤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버스 정류장에는 여러 내용의 낙서가 있는데 이 중 두 가지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 "맹박이의 업적들.

1. 여러가지 공부(한미FTA, 의료보험 민영화, 형사소송법, 집시법...)를 하도록 했다.

2. 전 국민을 상대로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 검사 시행 3. 전 국민이 시위 도사 됐다.

4. 지역 감정이 사라지고 여기 와서 친구들 많이 사귀었다.

5. 술 안주로 너 씹다 보면 안주값이 굳더라.

6. 좃선, 똥아, 중양, 일부 정체를 이제 초딩도 안다.

7. 대통령이 된 것은 우리의 오해다. 다시 하자.

8. 전 국민이 다크 써클 생겼다.

9. 구호 외치다 전 국민이 득음하다.

10.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발견했다. "

- 정류장 삼성 애니콜 광고 위에 써있는 낙서

"대통령은 국민의 부름에 애니콜 해야 한다. 맹박이 토크 플레이 러브"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흔적이 남겨진 프레스센터 앞 버스정류장

ⓒ 이경태

[54신 : 7일 오전 9시]

'국민MT' 삼일째 계속된다

7일 오전 8시, 광화문 사거리 도로 중앙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 스님은 "이명박은 퇴진하라!"는 구호에 맞춰 목탁을 두드렸고, 바로 옆에는 기독교 신자 강영훈(36)씨가 "이명박은 퇴진하고 주님께로 돌아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둘은 이렇게 나란히 서서 약 10여 분간 시위를 벌이더니, 이번엔 목탁과 손팻말을 바꿔서 들었다. 스님이 "이명박은 퇴진하고 주님께로 돌아오라"는 손팻말을 들고, 기독교 신자가 목탁을 두드린 것이다.

강씨는 "어젯밤부터 함께 하고 싶었지만, 다른 일정 때문에 오늘 새벽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 광화문 사거리 중앙에는 약 50여 명의 시민들이 도로를 점거한 채 연좌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광화문 사거리 교통 흐름에는 큰 지장이 없다. 경찰은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 주변에서 교통을 정리하고 있다. 이들은 "7일 본격적인 집회와 시위가 벌어질 때까지 현장을 시킬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책회의 관계자들은 이곳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위대에게 컵라면을 배달하기도 했다.

이밖에 광화문 사거리 주변에는 시민 약 50여 명이 횡단보도를 오가며 "이명박은 물러가라!"고 외치는 일명 '횡단보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철(29)씨는 "경찰이 거리 시위를 보장하지 않으니까 이렇게 횡단보도에서 시위를 벌인다"며 "지쳐 더 이상 못할 때까지 계속 횡단보도 위를 걷겠다"고 말했다.

일부 차량 운전자들은 크랙션을 누르며 이들을 지지하고 있다. 이렇듯 '국민MT' 이튿날 시위는 7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산쇠고기 수입 전면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농성 세째날인 7일 새벽 세종로네거리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골목길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시위자들이 오이를 경찰에게 건네고 있다.

ⓒ 권우성

[53신 : 7일 오전 7시20분]

인도로 밀린 300여 명의 시위대... 도로 점거하고 광화문으로

"이명박 퇴진하라!"

오전 7시 30분께 인도 쪽으로 밀려난 시위대 300여 명이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어 광화문 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급작스럽게 진압 작전에 나선 경찰에 밀려 서울광장과 인도 쪽으로 흩어졌던 시위대들이다. 이들은 새벽 6시30분께 시청 방향으로 뒷걸음질치면서도 강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거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오전 7시께 인도와 서울광장으로 밀려났다. 서울광장에는 현재 전경에 밀려난 300여 명의 시위대가 남아 있다. 일부 시민들은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횡단보도를 오가며 "이명박은 물러가라"를 외치고 있다. 일명 '횡단보도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

오이에 수박, 생수까지

지원품 쏟아지는 대책회의

오이 한 트럭, 빵 1000개.

광우병 대책회의에는 성금뿐만 아니라 많은 '지원품'도 쏟아지고 있다.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은 이날 밤샘을 한 시민들에게 오이와 생수병 등을 나눠주고 있다. 이 오이는 전남 구례의 한 농민이 보낸 것이다. 한 트럭을 보냈다고 한다. 대책위은 "부천의 한 시민은 수박 100통을 보냈고, 스노보드 동우회에서는 빵 1000개와 생수 1000개를 보냈다"고 밝혔다.

한편 새벽 6시 40분께 기자들과 경찰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발단은 <오마이뉴스> 유성호 사진기자가 날카롭게 갈린 한 전경 방패날을 촬영하면서부터다. 유 기자가 방패날을 촬영하자 경찰은 "왜 이런 것을 찍느냐"며 유 기자를 방패로 밀쳤다. 이에 주변에 있던 사진기자들이 항의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한 기자는 경찰에게 발로 차였고, 다른 기자들은 욕설을 하면서 실랑이를 벌였다. 20여 분간의 실랑이가 끝난 뒤 김영기 50대장은 "방패가 갈린 것은 기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의도적으로 날카롭게 한 것이 아니다"며 "시위 진압을 할 때 위협을 하려고 땅바닥을 치면 자연스럽게 날카롭게 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기자들은 "땅바닥에 쳤다면 왜 한쪽만 날카롭게 갈렸냐"고 항의했다. 이에 김 대장은 사과의 의미로 날카롭게 간 방패를 든 전경을 불러 사진기자들이 자유롭게 방패를 촬영하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52신 : 7일 새벽 6시 50분]

전경, 시위대 얼굴에 소화기 뿌리며 발길질

시민 2명 이상 연행... 시위대, 폰카-디카로 '채증'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삼일째인 7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에서 밤새 시위를 벌이던 한 시민이 경찰들에게 강제연행되고 있다.

ⓒ 유성호

미국산쇠고기 수입 전면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농성 세째날인 7일 새벽 세종로네거리와 부근에서 밤샘농성을 벌인 여학생들이 경찰의 강제해산에 놀라 피하고 있다.

ⓒ 권우성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삼일째인 7일 오전 서울 세종로 네거리에서 밤새 시위를 벌이던 학생과 시민들을 강제해산시킨 전경대원이 가지고 있던 한쪽 모서리만 날카롭게 갈려있는 방패를 사진기자가 취재하자 부대 지휘관이 방패를 들어보이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경들은 이때 취재진에게 달려들어 사진취재를 하지 못하도록 막기도 했다.

ⓒ 유성호

경찰이 갑자기 거칠어졌다. 경찰은 광화문과 서대문 쪽에서 모여들어 이순신 동상 앞에 있는 1000여 명의 시위대를 거칠게 밀어붙이고 있다. 전경은 휴대용 소화기를 시위대의 얼굴에 직접 뿌리고 발길질을 하며 진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2명 이상의 시민이 연행됐다.

수적으로 열세인 시위대는 계속 시청 쪽으로 밀리고 있다. 이들은 "폭력 경찰 물러가라", "비폭력"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이제 날도 밝았으니 해산하라"고 주장하면서 시위대를 밀어붙이고 있다.

광화문 사거리 쪽에 고립된 일부 시위대도 전경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전경들이 발길질을 하거나 소화기를 뿌리면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를 꺼내 '채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현재 광화문과 시청 사이의 12차선을 점거한 상태다.

[51신 : 7일 새벽 6시 20분]

광화문 사거리에서 또다시 전경 버스에 밧줄 묶은 시민들

새문안교회 뒷골목의 긴장은 사라져... 시위대, 광화문으로 집결 중

"으?! 으?!"

"픽~픽~픽~."

7일 새벽 6시 10분 무렵, 광화문 사거리의 이순신 동상 앞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50여 명의 시위대는 전경 버스에 밧줄을 묶어 넘어뜨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전경 버스 바퀴에서 바람 빼는 소리가 요란하다. 전경 버스는 넘어지지 않도록 양쪽 옆의 차량과 와이어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 개 차량에 밧줄을 묶어 당기면 양쪽 옆의 차량이 동시에 들썩거린다.

일부 시위대는 낙서판으로 변한 전경 버스의 바퀴에서 바람을 빼고 있고, 또다른 시위대는 물총을 가져와서 전경 버스에 올라가 있는 전경들에게 발사하고 있다. 물대포 진압을 패러디한 행동이다. 이에 전경은 머리를 방패 속으로 숙인 채 물총을 피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런 광경을 보고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미국산쇠고기 수입 전면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농성 세째날인 7일 새벽 세종로네거리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골목길에서 시민, 학생 수백명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삼일째인 7일 새벽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를 마친 학생과 시민들이 새문안교회 뒤쪽에서 경찰들과 대치를 하고 있다.

ⓒ 유성호

한편 새문안교회 뒤편 골목의 긴장은 이제 사라졌다. 대치하고 있던 피곤한 얼굴의 시민들과 전경들은 20분 전부터 서로 한발씩 뒤로 물러나 1미터 간격을 두고 마주섰다. 그리고 새벽 6시를 전후해 시민들이 철수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다 같이 애국가를 부른 뒤 차츰 빠져나가고 있다. 예비군들만 남아서 뒷정리를 하고 있으며, 시민들은 광화문 사거리로 집결하고 있다.

이날 밤샘 골목길 대치에 함께한 회사원 김원빈(29)씨는 "오늘도 출근해야 하는데 정말 피곤하다, 한숨도 못자고 나가게 생겼다"면서도 "같은 시민들끼리 이러고 있다는 것이 참 슬프다. 하지만 국민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방송아카데미에 다닌다는 민영(21)씨는 "어제 오후 6시까지 하루 종일 서있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바로 와서 정말 피곤해 죽겠다"며 "전경들을 멀리서 봤을 땐 무서웠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똑같이 피곤하고, 비슷하게 분노하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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