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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시위문화…`비폭력' 자정능력>

연합뉴스 | 입력 2008.06.07 01:31 | 누가 봤을까? 20대 남성, 서울

 




한달여 비폭력 유지…일부 과격양상도

(서울=연합뉴스) 김병조 김선호 임형섭 기자 =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한달여 이어지고 있지만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최대한 지양하는 등 과거와는 사뭇 다른 새로운 평화적 시위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72시간 연속집회 이틀째인 6일 시위대가 외친 구호 가운데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 것은 `비폭력'이라는 세 글자였다.

또 시민들은 그동안 거리시위를 벌이면서 경찰이 진압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시위대와 몸싸움이 벌어지기만 하면 너나 할 것 없이 "비폭력, 비폭력"을 외치며 경찰과 시위대 양측에 자제를 촉구했다.

시위대의 `비폭력' 구호가 일부 과격 시위자들의 무리한 도발과 흥분한 경찰의 과잉대응을 동시에 막은 것이다.

시위대는 피로한 기색이 역력한 전경들과 대치할 때는 "전경들~ 밥줘라~", "전경들~ 재워라~"고 외쳤다.

또 도로를 점거한 시민들에게 경찰이 "자진해산하지 않으면 검거하겠다"고 경고방송을 할 때면 시민들은 오히려 "노래해, 노래해"라고 외치거나 "퇴근해, 퇴근해"라는 구호를 외치며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상황을 코믹하게 바꿨다.

경찰 역시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를 인도로 몰아내는 작전을 펼 때도 시민들이 다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시위대 역시 어린 아이와 노약자를 보호하는 데 각별히 노력하며 평화시위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눈길을 끈 게 '예비군 부대'의 등장이었다. 촛불 거리시위가 처음 시작된 지난달 24일 이후 촛불문화제가 본격적인 거리시위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시위대의 맨 앞에는 예비군복을 입은 젊은 남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부분 현장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경찰과 시위대가 몸싸움을 벌일 때면 시위대 선두에서 스크럼을 짜고 완충 역할을 했으며 도로점거 시위에서는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에 시위대가 다치지 않도록 자율적 교통통제 역할을 맡았다.

육군 병장에서 해병대, 공군은 물론 이라크 파병 복장까지 다양한 예비군복을 입은 이들은 평화시위를 유지하는데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6일엔 시민 20여명이 `국민 여러분 사랑합니다. 전의경 전역자 모임' 이라고 새겨진 티셔츠를 맞춰 입고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1일 경찰의 물대포 사용으로 부상자가 속출했다는 소식을 듣고 거리로 나왔다며 "오늘 집회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면 사이에 들어가 흥분한 후배 전의경들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의대 학생 등으로 구성된 의료봉사단,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에서 파견된 각종 현장봉사단, 거리공연단 등도 시위대 주변을 쉬지 않고 뛰어다니며 시민들의 안전한 시위를 책임지고 있었다.

한편 일부 참가자들은 전경버스 타이어의 바람을 빼거나 대형 밧줄을 구해와 전경버스를 끌어내는 등 과격한 모습을 보여 다른 시위자들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또한 거리시위 초기 전경들이 직접 시위대의 행진을 막아섰을 때는 일부 참가자들이 전경과 직접 몸싸움을 벌이면서 양측 모두 팽팽하게 맞서기도 했으며 일부 참가자들은 도로변에 서 있는 전경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손찌검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하고 경찰특공대를 동원해 강제해산을 벌이는가 하면 일부 전경이 여대생을 군홧발로 밟는 등 과잉진압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갈등의 조짐이 보일 때마다 주변에 있던 다른 참가자들은 일제히 '비폭력'을 외치면서 자제를 촉구했다.

이처럼 한달 이상 계속된 촛불집회가 아직까지 큰 불상사 없이 평화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데는 시위대의 자정능력이 큰 역할을 했다.

kbj@yna.co.kr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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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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