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파공작원, 시청앞 광장 '선점'..촛불집회 행사장소 바꿔
5일 낮 서울시청앞 광장에는 얼룩무늬 군복과 모자를 쓴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이하 수행자회)' 소속 회원 300여명이 나타났다. 이들은 광장에 나무로 만든 위패 7700여개에 소형 태극기를 붙여 세우고 '근조 대한민국 북파공작특수임무 전사자 신위'라는 검은 천을 내걸었다.
시청앞 광장은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가 예고된 곳이다. 이 때문에 촛불문화제 주최 측은 덕수궁 앞으로 장소를 급히 변경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시민들과 북파공작원들 사이에는 "조직적인 방해다" "우리가 먼저 자리를 잡았다"며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국민대책회의 안진걸 간사는 "저들의 속셈은 시민들의 항쟁을 진보 대 보수의 싸움으로 변질시키고자 하는 것이므로 충돌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경찰 수백명이 광장을 빙 둘러싼 채 2겹으로 배치돼 양측의 충돌을 막았지만 서울광장에는 밤새도록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돌았다. 수행자회 관계자는 "5일 밤 희생자 추모행사를 가진 뒤 6일 오전 10시부터 정식 위령제를 열 계획"이라며 "촛불집회가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오래 전부터 준비해 온 행사"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행자회 홈페이지에는 당초 추모식이 성남시 판교 금토리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서울시청앞 광장으로 바뀌었다는 내용의 '현충일 추모식 장소 변경' 공지가 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오후 10시쯤에는 북파공작원 유족 8명이 광장을 찾아 "우리 아버지의 위패를 여기에 두도록 허락한 적 없다"며 위패 반환을 요구해 수행자회 회원들과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수행자회 회원들은 이후 108배 등 자체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오창민·임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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