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영씨 "나를 용공세력 만들려는 음모있다"
지난달 MBC 100분토론에서 "미국 사람들도 30개월 된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며 정부의 부실 협상을 지적해 스타가 된 재미 한인 주부 이선영씨와 관련된 괴담이 인터넷 게시판에서 떠돌자 이씨가 3일 직접 해명에 나섰다.
괴담의 주된 내용은, 이씨가 활동하는 미주 한인 주부 웹사이트 미즈빌이 100분토론 방송 전날 급조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씨가 미즈빌 게시판에 '이선영'이라는 필명으로 "지금 이 상황에서 군대만 우리 편이 되어 주면 상황 끝입니다"라는 글을 올리는 용공세력이라는 주장까지 보태졌다.
온라인 보수 매체인 코나스넷은 지난 1일 "미주 한인 주부 모임은 급조된 유령단체"라며 "해외 동포도 동원한 좌익 세력의 반란극"이라고 비난했다. 코나스넷은 "이선영씨가 주장한 이 모임의 인터넷사이트(club.limeusa.com/mizworld)가 이씨의 100분토론 출연 전날인 5월7일 개설됐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 이 상황에서 군대만 우리의 편이 되어준다면, 상황은 끝'이라는 글이 5월31일 적혀 있다"면서 "광우병 난동극은 방송과 인터넷을 장악한 좌익 세력의 이명박 정권 타도를 위한 정치 선동극"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괴담이 퍼지자 이선영씨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이씨는 게시판에 실린 글에 대해 "익명의 필자가 글을 올리고 게시판을 캡처한 뒤 곧바로 글을 삭제해 정확히 언제 누가 올렸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미즈빌 웹사이트 주소가 급조됐다는 주장에 대해선 "미국법상 비영리단체인 미즈빌은 정치적 의견을 개진할 수 없어 성명을 내기 위해 따로 라임USA 내에 클럽을 개설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군대만 우리 편"이라는 내용의 글에 대해선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실제로 내가 쓴 글로 오해할 수 있어서 고민하다가 직접 해명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굳이 우리(미즈빌)의 배후가 뭐냐고 묻고 싶다면 나라가 잘 되기를, 좋은 방향으로 나가길 바라는 애국심과 민주주의일 것"이라며 "그것 외에 배후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 다음은 일문일답.
-경위를 설명해달라.
"미즈빌 사이트의 '게시판'에 글이 올랐다. 글쓴이가 글을 올릴 때마다 이름을 입력할 수 있는 익명 게시판이다. 정확하게 언제 글이 올랐는지도 모른다. 나나 미즈빌 회원들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글과 게시판 캡처를 보고야 알았다. 흑색선전을 하려는 사람은 글쓴이가 '이선영'으로 된 글을 올린 화면을 캡처만 하고 삭제했다. 캡처 화면과 경향신문에 보도된 사진을 함께 소개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쓴 글로 오해할 수 있어서 고민하다가 직접 해명하기로 결심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보는가.
"본질을 왜곡하고, 배후를 만들어내려고 싶어하는 것 같다. 보수언론과 정부는 쇠고기 문제로부터 시작해서 촛불시위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배후를 찾아오려고 하지 않았나. 그럼에도 실패했다. 70대 할아버지에서 초등학생까지 나오는데 배후가 있을 수 있는가. 북한과 연결된 좌익세력 또는 용공세력이라고 주장하려고 했던 것 같다. 미국 한인주부 사이트 미즈빌이 좌익의 조종을 받는 단체라고 누명을 씌움으로써 주장의 정당성을 부인하려는 게 분명하다."
-미즈빌 차원에서는 어떻게 대응하나
"누가 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답답해만 하고 있다. 일단 나라도 나서 오는 5일 애틀란타에서 열리는 미국산 쇠고기 관련 촛불집회 자리에서 진실을 밝힐 생각이다."
-현재 심경은.
"내 배후를 캐 보면, 좌익 또는 용공과 정반대다. 이화여대 89학번이다. 대학 4년, 대학원 2년 동안 단 한번도 데모에 참여해본 적이 없다. 부모님도 민정당과 후신인 한나라당 외에는 어떤 정당에도 표를 던진 적이 없는 보수층이다. 부모님도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쇠고기 문제를 지켜보면서 반대로 돌아섰다. 처음으로 보수정당 지지를 거둬들이셨다. 나 역시 10년 가까이 다닌 소망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 나는 익명의 악의적인 사람들이 밝히려는 배후와 정 반대다. 그럼에도 잘못된 사실이니까 내가 나선 것 뿐이다. 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하는 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나."
<워싱턴/ 김진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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