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국민이 촤르르 찰칵..경찰폭력 '딱 걸렸네'

2008. 6. 3. 09: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경찰 채증 카메라 1대면 '시민 카메라'는 10대

'1인미디어' 실시간 중계 위력…시위양상 바꿔

"우리도 사진 찍어!" 지난달 31일 청와대 인근 안국동 네거리. 주차된 경찰 호송차량의 좁은 틈새로 경찰과 시민들이 카메라를 들고 마주섰다. 경찰의 채증 카메라는 1대, 시민들의 카메라는 10대가 넘었다.

전경 쪽을 찍던 한 시민은 "경찰만 채증하냐. 우리도 사진 찍을 수 있다"고 소리쳤다. 이렇게 찍은 사진은 인터넷 카페나 개인 블로그에 등장하고, 전경들의 소속 부대가 드러나기도 한다.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전화를 손에 쥔 시민들의 '1인 미디어'가 촛불집회 현장 곳곳에서 경찰의 진압 행태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물대포에 맞아 쓰러지는 시민들, 경찰에 끌려가는 학생들의 생생한 모습이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퍼져 나간다. 네이버 회원 아이디 '자그니'는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다"며 물대포에 저항하는 시민들을 찍어 블로그에 올렸고, 이 동영상은 삽시간에 퍼졌다. 이런 강제진압 '증거'들은 다음 아고라 등에 '폭력 동영상'이란 이름으로 수백개씩 올라와 있다.

경찰은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과잉 진압'의 증거물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욕하며 방패로 시민을 때린 한 전경의 모습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시민들이 "욕한 전경을 찾으라"며 나섰다. 전경들은 시민들이 카메라를 대면 "얼굴 찍지 마세요"라며 고개를 숙이기도 한다. 경찰 발에 짓밟힌 여대생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 누리꾼들의 분노가 폭발하자 경찰은 감찰 조사를 하겠다고 발표해야 했다.

이런 '1인 미디어'는 기존 매체에서 보지 못한 현장 곳곳의 이모저모를 실시간으로 전하며 시민들을 집회 현장으로 끌어모은다. 나우콤의 동영상 사이트 '아프리카'엔 집회 때마다 누리꾼의 현장 생중계 방이 100여개씩 열린다. 서윤희(43·서울 노원구)씨는 "온라인 생중계를 보고 있으면 밖으로 나오지 않을 수 없다"며 "집에 있을 때도 인터넷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고 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온라인 풀뿌리조직' 민주주의 새 동맥▶내리 꽂는 물대포, 방패에 이빨 '우두둑'▶온라인 풀뿌리의 힘…'광고 싣고·내리고'▶고시 연기, '민심 소나기' 피하고 보자▶민주당의 낙인 "너희도 똑같다"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뢰도 1위' 믿을 수 있는 언론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