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중 '촛불 고교생 조사' 진술 입맞춤 종용 물의

2008. 5. 1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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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CBS 이균형 기자]

촛불 집회를 신고했다는 이유로 경찰이 수업시간에 고등학생을 불러 조사해 물의를 빚고 있다는 CBS노컷뉴스 보도와 관련해 "수업시간이 아니었다"는 경찰의 해명은 사실이 아니었고, 학교 교사들은 해당학생에게 "수업시간이 아니었다는 내용으로 입을 맞출 것"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전주 덕진경찰서 A 형사가 전북 전주에 있는 한 고등학교를 방문한 것은 지난 6일 오전 10시 40분쯤.

A 형사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를 신고했다는 이유로 이 학교 3학년 B군을 불러 줄 것을 학교측에 요구했고, 이 학교 생활부장 교사는 담임교사와 함께 수업시간이 채 끝나지 않은 11시 5분쯤 B군을 불러 학생주임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A형사에게 인계했다.

A 형사는 B군을 상대로 10분 가량 집회 신청 배경과 규모, 배후 조직 여부 등을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15일 이같은 내용의 보도가 나가자 전북지방경찰청과 전주 덕진경찰서 측은 "해당학교를 찾아가 B군을 불러 조사한 것은 맞지만, 일반적인 정보활동이었고 사려깊지 못하게 해당학교를 직접 찾아가 조사를 한 것은 잘못한 부분이라 생각한다"면서도 "분명 수업시간이 아닌 쉬는 시간에 학생을 불러 조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당학교를 찾아 B군과 함께 수업을 받았던 학생들에게 정보과 형사가 찾아왔던 당일, B군이 언제 불려나갔는지를 묻자 학생들은 "수업시간 도중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경찰의 해명은 반나절도 되지 않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보다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B군을 만난 자리에서 처음에 B군은 "CBS 노컷뉴스에 나간 기사는 모두 다르다"고 말한 뒤 "불려나간 시점도 수업시간이 아닌 쉬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B군과 함께 수업을 받았던 학생들로부터 "B군이 수업시간에 불려나갔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녹음 테잎을 들려주자, 그제서야 B군은 한 학교 교사로부터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면 학교 선생님들이 다친다"며 "쉬는 시간에 불려간 것으로 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앞서 이 학교 교감과 생활부장 교사는 기자를 상대로 "절대 수업시간이 아닌 수업이 끝난 뒤 학생을 데려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학교측은 '스승의 날'인 15일 학생을 상대로 '거짓말 교육'을 시킨 셈.

한 고등학생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신고를 둘러싸고 경찰과 일선학교까지 엮여진 파동은 우리사회 일그러진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단면이었다.balancelee@cbs.co.kr

경찰, 촛불시위 참가하려던 고교생 수업 중 조사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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