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쇠고기 먹어야 하니 참 '명박하다'"

2008. 5. 9.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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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심규상 기자]

9이 ㄹ대전역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재에 모인 대전시민들

ⓒ 심규상

대전역광장 촛불문화재

ⓒ 심규상

"엄마에게 할 수 없이 거짓말 하고 나왔습니다."

9일 저녁 대전역 광장에 300여개의 촛불이 반짝였다. 이날 대전은 강한 바람이 불고 하늘마저 흐렸다. 하지만 대전역광장에는 300여명이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흔들며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를 외쳤다.

중고생들은 하나같이 마스크를 썼다. 단속을 나온 교육청 또는 학교 교사들을 의식해서다. 실제 이날 촛불문화제가 열린 대전역 주변에는 20여명의 교사들이 모여 중고생들의 참여여부를 지켜봤다.

한 여고생은 "선생님들이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했다"며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친구들과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한 여중생은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고 나왔다"며 "대한민국 국민으로 사는 게 너무나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이나 선생님 말씀대로 대전역 광장에 나오지 않고 공부만 열심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명박하다?

ⓒ 심규상

또 다른 여고생들은 피켓에 '명박하다'는 글과 함께 '팔자가 기구하고 복이 없다'는 뜻풀이를 함께 적었다. 아래에는 실제 활용사례로 '광우병 쇠고기를 먹어야 하는 우리는 참 명박하다'고 썼다.

이날 자유발언대에 선 시민들은 하나같이 이명박 대통령의 쇠 귀에 경읽기식 쇠고기 문제에 대한 대응을 비판했다.

충남 계룡에서 온 한 시민은 "새 정부가 국민의 건강권을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는 것을 보고 울분을 참을 수 없어 대전역 광장에 까지 나오게 됐다"며 "이제는 제발 귀를 열고 국민의 소리를 들어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학생들이 뒤에 배후가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얘기를 들어보면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하고 있다"며 "학생들도 당당히 말할 자격이 있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열차를 타기 위해 역 광장을 지나다 참여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여고생들이 직접 만들어 들고 나온 글귀

ⓒ 심규상

한 주부는 "아이들의 먹을 거리가 위험하다"며 "시민들이 조금씩 목소리를 높여 광우병을 꼭 막자'고 호소했다.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서명판에도 시민들의 참여가 줄을 이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반대 대전시민대책위' 주최로 열렸으며 10일 저녁에도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한편 이날 충남 홍성에서는 홍성읍 하상주차창에 8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재를 열었다. 이에 앞서 8일 저녁 충남 당진 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린 촛?문화제에도 약 3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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