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은행강도범 검거.."빚 때문에.."(종합)
(익산=연합뉴스) 김동철 장하나 기자 = 지난 2일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은행 강도 사건은 빚에 쪼들린 30대 가장이 저지른 범행으로 밝혀졌다.
익산경찰서는 5일 은행에 장난감 총을 들고 침입해 현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특수강도)로 최모(31.익산시 부송동)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최 씨는 지난 2일 오후 5시12분께 익산시 남중동 전북은행 신동지점에 장난감 K-2 소총과 흉기를 들고 들어가 직원들을 협박, 현금 400여만원을 강탈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일용직 노동자인 최 씨는 생활비 등으로 진 4천여만원의 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으며 강취한 돈 중 30만원은 유류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씨는 지난달 29일 익산시 영등동 한 대형할인매장에서 2만7천원을 주고 구입한 뒤 실제 총인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총구 부분에 검은색 스프레이를 뿌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 씨가 은행을 턴 뒤 타고 도주한 차량은 사건 당일인 2일 오전 4시3분께 익산시 신동 원광대 앞에서 훔친 것으로 익산시 팔봉동 모 야산에 숨겨 뒀다가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차와 장난감 총은 각각 은행에서 3㎞ 가량 떨어진 곳에서 범행 당일과 지난 4일 잇따라 발견됐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이날 오전 11시20분께 익산시 중앙동 모 여관 앞에서 최 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또 이날 최 씨의 집에서 비닐봉투에 쌓인 현금 370만원과 최 씨가 가족에게 쓴 A4용지 3장 분량의 편지 등을 발견했다.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에게'라는 제목의 편지에는 "오직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아내와 아기가 보고 싶다. 죗값은 받겠다"고 적혀 있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최 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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