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정읍·순창까지 확산조짐.. 정부의 탁상행정·늑장신고가 화 키워

입력 2008. 4. 6. 19:04 수정 2008. 4. 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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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제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데 이어 정읍에서 의사 AI가 신고돼 때아닌 봄철 AI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북도 방역대책본부는 정읍시 영원면 김모씨의 오리 농가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집단 폐사가 이어져 수의과학검역원이 정밀 조사중이라고 6일 밝혔다. 고병원성 여부는 7일 나올 예정이나 방역대책본부는 감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날 순창군 동계면 오리사육 농가에서도 AI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검사가 진행중이다. 다행히 식욕부진과 발열 등의 관련 증상이 없고 1차 부검에서도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아 AI 확률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전북도는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나 이처럼 4월에 AI와 AI 의심 사례가 연달아 발생한 것은 탁상 행정과 농가의 지연신고 등 총체적 부실 때문이라는 지적이 높다.

먼저 정부가 지난 2월 말 AI 특별방역기간을 성급히 해제한 것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번 김제 AI 발생 농가로 부터 8㎞ 떨어진 만경강에 아직 철새가 남아 있는 데다 지난해 3월6일 충남 천안에서 AI가 발생한 기록이 있어 방역기간 연장 필요성이 논의됐지만 정부는 특별방역을 종료했다. 더욱이 지난해 12월27일 만경강가에서 잡힌 청둥오리에서 AI 항체가 발견된 적이 있고 1년4개월 전 익산과 김제에서 줄지어 AI가 발생한 전력을 고려하면 너무 쉽게 대처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발생 농가들의 늑장 신고도 사태를 악화시켰다. 김제에 이어 의사 AI가 발병한 정읍시 영원면의 오리농장에서 집단 폐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달 31일. 이날 200마리를 시작으로 4월1일 310마리, 2일 1500마리로 폐사 규모가 급격히 늘었지만 신고는 2000마리가 죽은 3일 오후에야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2일 오리 6500마리가 전남 나주의 도축장으로 반출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일어났다. 다행히 반출된 오리는 시중에 유통되지는 않았지만 오리를 수송한 5대의 트럭이 이후 전북과 전남 지역 13곳의 가금류 농장을 출입한 사실이 확인돼 바이러스가 퍼졌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가 처음 판명된 김제시 용지면 닭 농가에서도 집단 폐사 이후 신고가 접수되기까지 3일이 걸렸다.

방역당국의 보고 체계도 엉망이었다. 3일 오후 정읍 농가로부터 신고를 받은 전북도 축산위생연구소는 도 방역대책본부에 이 사실을 공식 보고하지 않은 채 자체 검사를 거쳐 곧바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결국 도 방역본부는 상황을 정확히 모르고 있다가 4일 밤 농림수산식품부의 발표를 듣고 뒤늦게 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 방역본부는 AI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가금류 농장에 대한 예찰과 혈청검사를 도내 전 지역으로 확대하는 등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도 부처내 위기관리 상황실을 확대 운영하고 담당 직원을 현지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정읍=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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