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강의가 능사인가?

2008. 3. 16.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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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새 학기 들어 영어 이외의 과목도 영어로 수업을 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습니다.

취지는 아주 좋은데 문제는 배우는 학생이나 가르치는 교수 모두 그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권희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건국대학교 자연과학대의 프로그래밍 강의는 러시아인 교수가 영어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 세르게이 교수 : "프로그램 언어의 역사에 대해서 논하고.."

지정교양과목이라 영어 수업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무조건 수강해야 합니다.

또 다른 대학에서도 한국인 교수가 영어로 '과학사'를 가르칩니다.

질문과 발표는 물론, 시험도 모두 영어로 치릅니다.

다양한 과목의 수업을 영어로 하는 건 요즘 대학가의 추세입니다.

● 송민동 교무처장 (건국대 충주캠퍼스) : "영어 실력, 국제 학계 용어 적응 위해서.."

하지만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은, 수업 자체를 따라갈 수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김기준 학생 : "전문 용어를 한국말로 해도 어려운데 영어로 하니까 그런 건 어렵죠."

강의를 듣기 위해 영어 과외를 심각하게 고려하기도 합니다.

● 박진성 학생 : "따라가야 되니까 이중 공부를 해서라도 따라가고, 외국인 수업 들으면서 할려고 생각 중입니다."

각 대학의 영문과 교수들도 학회를 열어, 대학에서의 영어 몰입 교육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 이병민 교수 (서울대학교 영문과) : "영어에 낀 거품, 이런 것들이 너무 많다. 국민도 정부도 갈피를 못잡고 있는 상태.."

영어 몰입 교육이 대학에서도 어려운 걸 감안하면, 새정부 영어 공교육의 목표부터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고등학교만 나와도 영어 대화를 할 수 있게 하겠다지만, 현재 연 730시간인 초중고 영어 시간을 두 배로 늘려도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 김명환 교수 (서울대학교 영문과) : "초중고는 영어 교육시간이 제한돼 있다. 제한된 시간에 일상 대화를 할 수 있게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확실히 해 둬야."

또, 유행처럼 번지는 영어 조기교육도, 모국어 습득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이뤄져야 한다며, 지나친 영어 강조가 일선 교육현장에선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MBC 뉴스 권희진입니다.

(권희진 기자 heejin@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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