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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찮은 이명박 특검과 '예정된 실패'

노컷뉴스 | 입력 2008.02.22 09:36

 




'이명박 특검'의 수사 결과가 검찰의 수사 결과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치면서 정략적 특검의 '예정된 실패'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특검팀 수사 결과 발표…'세금 낭비'에 불과한 특검 비판

'이명박 특검'은 어제(21일) 공식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38일 간의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이명박 특검에 투입된 전체 예산은 10억원. 그리고 수사팀 인원은 90명 내외로 수사 기간은 짧았지만 규모로는 역대 특검 가운데 최대였다.

하지만 수사 결과만을 놓고 보자면, 앞선 검찰의 수사 결과를 확인한 수준에 그쳤다.

특검팀은 이 당선인에 대해서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근거 없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 수사와 달라진 것은 "검찰이 이상은 씨 소유가 아니라고 했던 도곡동 땅이, 조사해보니 이 씨 소유로 확인됐다는 점" 정도다.

결과적으로 도곡동 땅 주인을 밝히기 위해서 10억원의 세금을 쏟아 부은 셈이다. 이 때문에 "'하나 마나 한' 특검이다. "'이명박 특검이 아니라 도곡동 땅 특검이다'라는 비아냥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 정치적 목적으로 시작된 특검, 태생적 한계

일부에서는 특검팀의 수사 의지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사실 이명박 특검의 실패는 예정된 것이었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BBK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할 수 있는 수사는 다 했다"며 결과를 발표했지만 정치권에서 몰아치는 특검법 추진을 막지 못했다.

'어차피 더 나올 것이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도, 일부 정치 세력이 자신이 원하는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니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특검법을 추진한 측면이 강하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팀은 공정하게 수사를 했을 뿐이다. 검찰의 수사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고 비판할 거면 특검을 추진한 세력에게 알아보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밖에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에 수사를 끝내야 했기 때문에 수사기한이 촉박했다는 점, 강제 동행제가 위헌 판결을 받은 점 등도 수사 초기부터 특검팀의 발목을 잡았다.

이명박 특검의 이같은 '예견된 실패'를 거울 삼아 정략적인 특검을 지양하고 특검 추진의 원칙을 제도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 '도곡동 땅, 이상은 씨 소유' 석연찮은 결론

특검팀이 도곡동 땅을 이상은 씨 것이라고 결론 내렸지만,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검팀은 이상은 씨가 도곡동 땅을 매입할 무렵 경기도 이천의 목장에서 젖소를 키우고 있었음을 확인하고, 이 젖소를 판 돈으로 이 씨가 도곡동 땅을 산 것으로 판단했다.

그런데 당시 젖소의 시세 등을 고려해 보면 소 판 돈으로 과연 충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겠느냐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당시 이상은 씨가 자금력이 있었다는 사실이 이 씨가 자신의 돈으로 독곡동 땅을 샀다고 볼 충분한 근거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특검팀이 도곡동 땅을 이상은 씨 것으로 판단한 근거 상당수가 정황 증거에 불과하다는 비판인 것이다.

하지만 20년이 넘게 지난 도곡동 땅 거래에 대해 완벽한 증거를 내놓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냐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검팀은 "도곡동 땅 매입 대금에 대해서는 불가피하게 정황적인 증거를 놓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특검팀은 또 매각 대금의 분배된 정황, 광범위한 참고인 조사 내용 등이 도곡동 땅이 이상은 씨 것임을 충분히 뒷받침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 특검팀, 이 당선인과 '꼬리곰탕' 식사 해명

특검팀은 앞서 당선인을 한정식 집에서 3시간 동안 방문 조사하면서 꼬리 곰탕으로 함께 식사를 해 논란을 빚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당초 이 당선인을 오후 3시에 조사할 예정이었는데, 이 당선인 일정이 늦춰지면서 저녁 식사 시간에 방문 조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어 "저녁 식사 시간이 됐는데 당선인을 굶길 수는 없지 않느냐"며 함께 식사를 한 것은 당연한 배려라고 항변했다. 특검팀은 또 "3만 2천원 짜리 꼬리 곰탕을 메뉴로 선택하게 된 것은 꼬리 곰탕이 가장 간단한 음식이었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집무실 대신 식당에서 방문조사를 실시한 점과 3시간에 불과한 짧은 조사 시간 등 특검팀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수사팀이 피내사자인 이 당선인과 마주 앉아 식사를 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평가이다.

▲ 김경준 기획입국설, 기한 촉박해 수사 착수 못해

특검팀은 김경준 씨와 미국 구치소에서 함께 수용됐다가 국내로 먼저 송환된 신 모씨에 대한 조사를 통해, "김경준 씨가 이 당선인을 공범으로 몰기 위한 사전 계획을 세웠음"을 밝혀냈다.

신 씨는 김경준 씨가 자신에게 "'이명박 후보를 공범으로 몰아이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진술했다. 신 씨는 특히 "김경준 씨가 이해관계를 함께 하는 정치 세력 등과 접촉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신 씨의 이 같은 주장은 한나라당이 제기해 온 '기획입국설'의 내용을 일부 확인하고 있어서 파장이 예고된다.

특검팀은 하지만 이 같은 정황을 확인하고도짧은 수사 기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기획입국설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결국 미진한 수사는 검찰의 몫으로 남게 됐다.

검찰은 특검팀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모두 넘겨 받아 잠정 중단했던 기획입국설 수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상암 DMC 특혜 분양 의혹과 관련해서도 특검팀은 분양사 한독의 관계자들의 횡령 혐의를 포착했지만 마무리 수사와 관련자 사법처리는 검찰에 맡길 예정이다.

CBS사회부 심훈 기자 simhu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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